영화 ‘골든슬럼버’서 ‘건우’로 분한 배우 강동원. (제공: YG엔터테인먼트)
영화 ‘골든슬럼버’서 ‘건우’로 분한 배우 강동원. (제공: YG엔터테인먼트)

 

 

영화 ‘골든슬럼버’서 착한 심성 ‘건우’로 분해

깊어진 연기력으로 관객들 매료시켜

“사람들한테 손해 좀 보고 살면 어때요”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영화 ‘늑대의 유혹(2004)’을 본 관객이라면 배우 강동원의 우산 신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영화에서 비가 내리던 날 이청아(정한경 역)의 우산 속에 갑자기 뛰어든 강동원(정태성 역)이 미소를 짓고 있는 이 장면은 극장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지금까지 각종 패러디를 생산하며 회자되고 있다.

이후 강동원은 급부상하는 인기의 급물살을 타며 ‘그놈 목소리(2007)’ ‘전우치(2009)’ ‘검은 사제들(2015)’ ‘검사외전(2016)’ ‘마스터(2016)’ 등 작품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늘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을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엔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1987’에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겨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런 강동원이 영화 ‘골든슬럼버(감독 노동석)’에서 평범한 택배기사로 분해 한층 성숙한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골든슬럼버’는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 남자 ‘건우(강동원 분)’의 도주극을 그린 영화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강동원을 만나 ‘골든슬럼버’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영화 ‘골든슬럼버’서 ‘건우’로 분한 배우 강동원. (제공: YG엔터테인먼트)
영화 ‘골든슬럼버’서 ‘건우’로 분한 배우 강동원. (제공: YG엔터테인먼트)

 

“‘골든슬럼버’의 미덕은 휴머니즘인 것 같아요. 평범한 사람이 억울한 일에 닥치면 이렇게 시원하게 복수할 수 없잖아요. 이런 일이 드러나지도 않고, 본적도 없죠. 관객들이 ‘실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구나’라며 건우의 억울함에 감정이입하고 공감하면 마지막에 속 시원하고 통쾌하지 않을까요.”

영화는 국가 조직에 의해 계획된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이라는 극적 사건을 토대로 한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특출한 능력을 지닌 영웅이 아닌 평범한 택배기사와 그의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 등 우리 주변에 있는 인간적인 캐릭터들로 구성돼 현실적인 공감을 산다.

동그란 눈과 작은 얼굴, 우월한 8등신의 비주얼을 뽐내는 강동원은 매 작품에서 연기력 못지않게 수려한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꽃미남 강동원이 평범한 택배기사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영화 ‘골든슬럼버’서 ‘건우’로 분한 배우 강동원. (제공: YG엔터테인먼트)
영화 ‘골든슬럼버’서 ‘건우’로 분한 배우 강동원. (제공: YG엔터테인먼트)

 

이에 대해 강동원은 “저는 어울렸던 것 같다. 늘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택시기사 역을 맡았을 때도 괜찮았다”며 “(외모가) 극에 방해가 된다고 해도 영화에 빠져들면 별로 문제가 될 게 없다. 그러려면 제가 잘하고 열심히 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택배기사분들은 정말 힘들게 일을 하신다. 하는 일에 양의 비해 대우를 많이 못 받는다는 안타까움이 있어서 그 고달픔을 어떻게 담아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김밥으로 끼니를 때우고, 음식물 쓰레기를 받아서 버리고, 쫓기면서도 택배 관련 전화를 받는 장면이 그렇다”고 말했다.

외모에도 변화를 줬다. 평소 68~70㎏을 유지하던 그는 이 작품을 위해 75㎏까지 증량했다. 강동원은 “택배기사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직업군에 계시고 주문하면 매일 만날 수 있는 분들이다. 밝고 정직한 사람이 위기에 처했을 때 어떤 표정과 행동을 할지 생각했다”며 “제가 살이 빠지면 좀 날카로워 보이니까 수더분해 보였으면 했다”고 회상했다.

영화 ‘골든슬럼버’서 ‘건우’로 분한 배우 강동원. (제공: YG엔터테인먼트)
영화 ‘골든슬럼버’서 ‘건우’로 분한 배우 강동원. (제공: YG엔터테인먼트)

건우는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하는 마음과 작은 선행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는 착한 심성을 지닌 인물이다. 인기 아이돌 멤버를 강도로부터 구해준 건우는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얻는다. 그는 자신을 함정에 빠지게 만든 ‘무열(윤계상 분)’과 자신을 이용해 조직을 위협하려고 하는 전직 비밀요원 ‘민씨’, 자신을 암살범이라고 믿는 세상 등에게까지 한없이 착하기만 하다.

이 점이 강동원이라는 사람과 닮은 부분이다. 강동원은 “제가 평소에 ‘사람들한테 손해 좀 보고 살면 어때’라는 말을 잘한다. 마침 건우 대사에 있더라. 그래서 저랑 건우가 잘 맞았던 것 같다”며 “저는 판단해야 할 상황이 있으면 손해를 보더라도 의미 있고 좋은 쪽으로 선택한다. 그리고 제 주변에 욕심 없이 자기 일 열심히 하면서 사회에 도움이 되려고 하는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영화 ‘골든슬럼버’서 ‘건우’로 분한 배우 강동원. (제공: YG엔터테인먼트)
영화 ‘골든슬럼버’서 ‘건우’로 분한 배우 강동원. (제공: YG엔터테인먼트)

데뷔 이후 그는 매년 2편의 영화를 가지고 관객을 찾는다. 그를 찾는 관객과 열심히 뛰는 강동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골든슬럼버’가 개봉하는 14일 ‘블랙 팬서’ ‘흥부’ 등 만만찮은 신작들이 대거 개봉한다. 강동원은 “내 영화가 잘 되면 좋지만 좋은 영화가 같이 잘되면 더 좋을 것 같다. 또 좋은 영화가 극장에 많이 걸리면 관객분들도 많이 보러 오시더라”며 “같이 개봉해도 사극, 히어로물, 스릴러 등 장르가 다르다. 여러 영화를 재밌게 다양하게 즐기시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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