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사=AP/뉴시스】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8일 일본 도쿄 인근 훗사에 있는 요코타 미 공군기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8.2.8. (출처: 뉴시스)
【훗사=AP/뉴시스】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8일 일본 도쿄 인근 훗사에 있는 요코타 미 공군기지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8.2.8. (출처: 뉴시스)

탐색 대화의 문 열고 압박 기조 유지… “독재정권 압박 계속할 것”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에 탐색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제재 완화는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북한 정권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최대압박이라는 기존 대북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 취해 온 ‘최대 압박과 관여’ 병행 카드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강력한 대북 압박만이 북미 대화에서의 협상력을 높이고, 북한을 실질적인 비핵화로 끌어들일 수 있는 실효적 카드라는 인식이 깔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열린 ‘미국 우선주의’ 세제개혁 행사에서 “우리는 지난주 올림픽에서 미국팀을 응원하는 동시에 우리의 동맹국들과 굳건히 일치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그들(북한)이 이 나라를 위협하는 것을 멈추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히 끝낼 때까지 북한 독재정권에 대한 최대압박을 계속해서 가해나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탐색 대화의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최대 압박을 유지하겠다는 ‘최대압박과 관여 병행’ 투트랙 전략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제재 완화 대신 기존 압박 유지로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그는 14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우리를 확실히 이해하기를 원하며 만약 대화의 기회가 있다면 그들에게 미국의 확고한 (비핵화) 정책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과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을 위한 예비적 대화 성격인 ‘탐색적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당시 대화가 협상은 아니라는 펜스 부통령의 입장은 북한과 대화를 하더라도 그 자체가 협상이 아니라, 협상의 의제와 조건 등을 정하기 위한 수준의 대화가 될 것이란 얘기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는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비핵화 달성 전까진 대화와 무관하게 국제적 대북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7일 북미 대화와 관련해 “당신(북한)이 나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며 대화의 손짓을 보냈다. 그러나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는 유인책에 대해선 ‘당근’이 아닌 ‘채찍’을 쓰고 있다며 제재 완화 등의 유화책을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결국 공은 북한으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미국이 대북 압박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지 갈림길에 놓인 것이다. 탐색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고 핵,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북미 대화는 탐색 단계에서 공회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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