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잘못 태어난 마산해양신도시를 기회의 땅으로
[기고] 잘못 태어난 마산해양신도시를 기회의 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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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식  경남이주민사회센터 이사장. (제공: 경남이주민사회센터)
전수식 경남이주민사회센터 이사장. (제공: 경남이주민사회센터)

마산 가포유원지는 1970~80년대 마산자유무역지역 근로자를 포함한 청춘남녀들의 필수 데이트코스였다. 오늘날 베이비부머세대 가슴 속에는 그 시절 낭만과 향수가 오롯이 남아 있는 그런 장소다. 그런데 해양수산부와 옛 마산시가 이곳 바다유원지를 매립해 마산신항을 만듦으로서 옛 추억도 함께 묻어버렸다. 그리고 그 부산물로 잘못 태어난 사생아가 마산해양신도시다.

◆마산해양신도시 개발의 배경과 해양수산부 해상물동량 전망의 오류

마산해양신도시는 대형선박이 항해하기 위해 기존 8~10m 수준인 항로수심을 13m로 준설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준설토를 투기하는 장소로 조성된 63만㎡ 면적의 인공섬이다.

1990년대 접어들면서 지역산업이 쇠퇴하자 마산시는 새로운 경제 활로의 돌파구를 찾아야 했고,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가포신항이었다. 가포신항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마산시민은 해수부의 발표대로 사업이 추진돼 항만물류가 늘어나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마산시는 해수부가 항로준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준설토를 외해에 투기함으로써 발생하는 과중한 운송비 부담을 들어주기 위해 마산 앞바다를 매립하는 방안을 해수부와 추진했다. 해수부는 준설토 운반 공사비를 절감하고, 마산시는 새로운 땅을 얻게 되는, 말하자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2020년 컨테이너 58만 8000TEU라고 전망했던 해상물동량은 2016년 1만 6000TEU에 불과해 전망치의 3%에 그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994년 수립한 ‘전국항만기본계획’에서부터 2006년 ‘전국항만수정계획’에 이르기까지 수차에 걸친 해수부의 항만계획에서 제시한 모든 해상물동량 전망에 치명적 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민간건설업체의 아파트와 상가 건설 위주의 개발은 마산의 재앙

현재 조선경기의 불황으로 인한 지역경기 침체와 아파트의 과잉공급으로 창원시는 전국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으로 조사되고 있다. 또한 창원의 중추산업인 조선산업과 기계공업의 경기 침체로 실업난까지 겹쳐 시민들은 이중삼중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양신도시건설공사에 투자된 공사비 3400억원에 대한 채무까지 창원시 재정으로 부담하게 됨은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창원시에서는 마산해양신도시개발사업의 민자유치를 위해 지난해까지 2회에 걸쳐 민간사업자선정공모를 했으나, 민간사업자는 9000여 세대의 아파트와 상가건립 위주로 사업제안을 했다. 그러자 시민단체가 기존 집값 하락과 주변상권의 침해를 우려해 이를 극렬히 반대해 창원시와 민간사업자 간의 협약체결이 결렬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1월 창원시는 다시 3차 민간사업자공모 공고를 했는데, 과거 두 차례에 걸친 공모에서 그랬듯이 공모자격조건을 전국도급순위 건설업체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건설업체가 사업을 하게 되면 그 속성상 투자비 조기회수를 위해 아파트와 상가 위주로 개발할 수밖에 없다.

만일 이곳에 아파트와 대형 상가가 건설되면 기존의 집값하락과 상권침해도 침해려니와 배산임수의 도시경관과 조망권을 송두리째 망치는 결과를 초래해 가포유원지 매립에 이어 마산을 두 번 죽이는 재앙이 된다.

◆마산해양신도시를 공익개발과 함께 기회의 땅으로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 사업은 해수부의 잘못된 해상물동량 전망으로 빚어진 결과다. 또한 해수부는 먼 외해에 투기해야 할 준설토를 가까운 마산 앞바다에 투기함으로서 상당한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었던 만큼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질 의무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5월 3일 마산 오동동 문화의광장에서 있었던 대통령후보 선거유세에서 “가포신항과 마산해양신도시사업 전 과정을 재검토해 중앙정부의 잘못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창원시민의 걱정을 덜어 드리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따라서 필자는 중앙정부와 창원시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중앙정부는 해수부의 해상물동량 전망의 오류와 대통령 공약에 책임지는 자세로 임해 그에 상응하는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

둘째, 창원시는 해수부에 공문서 한두 차례 보낸 것으로 자기역할을 다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사업의 전 과정에 걸쳐 해수부의 오류와 공사비 절감 내역 등을 면밀하게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중앙정부를 설득해 재정지원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마산해양신도시는 조선박물관 또는 해양컨벤션센터와 같은 공익개발사업을 원칙으로 하되, 일부는 NC소프트와 같은 IT기업, 기업 R&D 등을 유치해 마산경제의 부흥을 이끌어내는 기회의 땅으로 조성해야 한다.

위의 세 가지 제안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창원시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기업유치에 공을 들인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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