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B조 남북단일팀-일본 경기에서 희수 그리핀(오른쪽 두 번째)이 첫 골을 성공한 뒤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2018.2.14 (출처: 연합뉴스)
14일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B조 남북단일팀-일본 경기에서 희수 그리핀(오른쪽 두 번째)이 첫 골을 성공한 뒤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2018.2.14 (출처: 연합뉴스)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 랭킹 6위 일본에 첫골 뽑아… 결과는 패배
쇼트트랙서 빙속 전향한 박승희, 올림픽 무대서 마지막 혼신의 질주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비록 메달엔 이르지 못했지만, 올림픽 전사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큰 감동을 주고 있다.

14일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숙적 일본과의 3차전에서 올림픽 사상 첫 골을 뽑아냈다. 비록 경기에선 큰 점수차로 패했지만, 값진 첫 골을 건졌다는 점에서 귀중한 성과로 기록됐다.

이날 강원도 강릉의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세계랭킹 9위의 일본을 맞은 단일팀은 처음부터 고전했다. 한국팀은 22위, 북한은 25위에 불과했다. 누가 봐도 열세였다. 단일팀은 일본과 붙기 전 치렀던 두 번의 경기에서도 단 한골도 넣지 못했다.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일본에 두 골이나 선제골을 내줘 끌려다녔다. 그러던 중 2피리어드 9분 31초에 역사적 첫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미국 출신 귀화 선수 랜디 희수 그리핀이었다. 그는 미국 입양아 출신 박윤정(마리사 브랜트)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망에 꽂아넣었다.

첫 골이 터지자 장내는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남북 선수들은 얼싸안은 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세라 머리 총감독과 북한 박철호 감독도 환호를 보냈다. 관중석에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단일팀을 응원하던 북한 응원단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열광했다.

결과는 1-4로 패했다. 하지만 아이스하키의 역사는 새로 쓰였다.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가 일본을 상대로 득점한 것은 지난 2012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시아챌린지컵에서 한재연(은퇴)의 첫골 이후 6년 만이다. 지난 두 번의 경기에서 연속 0-8 패배 이후 처음으로 건진 골이었다.

머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다”며 “지금까지 일본을 상대로 한 경기 중에서 최고였다”고 말했다.

이날 패배를 더하며 B조 조별리그를 3전 전패로 마감한 단일팀은 오는 18일부터 5~8위 순위 결정전을 치른다. 같은 B조인 일본도 3위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면서 5~8위 결정전에서 단일팀과 다시 만날 가능성이 있다. 아이스 하키팀 단일팀이 올림픽 ‘첫골’을 넘어 일본을 상대로 ‘첫승’의 역사를 쓸 기회가 올 수도 있다는 말이다.

쇼트트랙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고 빙속으로 전향한 박승희(스포츠토토)의 아름다운 도전도 눈길을 끌고 있다.

박승희는 이날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1000m 여자 9조 경기에서 1분 16초 11의 기록으로 16위를 기록하며 경기를 마감했다. 동시에 올림픽 무대에서의 은퇴를 고했다.

박승희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쇼트트랙보다 훨씬 더 떨렸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너무 많은 분이 응원을 해줘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1000m와 1500m 동메달을 따낸 후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1000m, 3000m 금메달, 500m 동메달을 추가하며 쇼트트랙 전 종목 메달 수확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바 있다.

이후 박승희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전향해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이날 경기는 그가 출전 종목을 바꾼 이후 첫 번째 올림픽 레이스이자 은퇴 경기다.

같은 경기에 출전했던 김현영(성남시청)은 7조 경기에서 1분 16초 36의 기록으로 18위를 기록했다.

금메달은 네덜란드의 요린 테르모르스가 1분 13초 56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달성하면서 차지했다.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 고다이라 나오(일본)는 1분 13초 82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일본의 다카기 미호가 1분 13초 98의 기록으로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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