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담배外 3개 사업권 반납

수익 개선으로 시내·해외 공략

기존 직원 타점포로 전환 배치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의 공항면세점 임대료 협상 공전에 결국 ‘철수’를 선택했다. 13일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중 일부 반납을 결정짓고 인천공항공사에 철수를 요청하는 공문을 금일 접수했다고 밝혔다. 3월 중에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승인을 받으면 120일간 연장영업 후 철수하게 된다. 3천~4천억원 위약금도 내야 한다.

현재 4개 사업권 중 주류·담배 사업권(DF3)을 제외하고 탑승동 등 나머지 3개 사업권(DF1, DF5, DF8) 반납을 결정했다. 주류·담배 매장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운영하기로 했다. 인천공항공사의 피해와 공항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 오픈과 함께 면세점 1기 사업부터 한 차례도 빠짐없이 면세점을 운영해 왔다. 1기 사업 기간(2001.2~2008.1) 중 4845억원, 2기 사업 기간(2008.2~2015.8) 중 2조 6억원 등을 임대료로 지급했다. 2015년 3월 진행된 3기 사업 입찰 당시 롯데면세점은 매년 50% 이상 신장하는 중국인 관광객 매출 성장세 등에 맞추어 임대료를 산정, 총 4조 1200억원을 내기로 공사 측과 계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사드(THAAD)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제재에 따라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절반가량 감소하면서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었다. 2016년 806만명이던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439만명으로 반토막이 났다. 3기 사업 시작 이후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정책에 따라 서울 시내면세점 4곳이 추가되고 올 연말에도 3곳의 시내면세점이 추가 오픈하는 등 업체 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해 2월에는 특허수수료 또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런 가운에 임대료는 해마다 늘어나는 구조로 부담을 키웠다. 1년 차에 연간 5000억원, 2년 차에 5100억원의 임대료를 냈고 3년 차인 지난해 9월부터는 매출의 50%에 달하는 7700억원 이상을 내야 했다. 4년 차에는 1조 1000억원, 5년 차에는 1조 2000억원 등 사실상 올해부터는 매출을 전부 임대료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경영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임대료는 높아지면서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은 2016년부터 2년간 약 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속할 경우 적자 규모는 약 1조 4천억원까지 커진다.

롯데면세점 인천국제공항 제 1터미널 면세점 3기(2015년 9월 ~ 2020년 8월) 사업 현황. (제공: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인천국제공항 제 1터미널 면세점 3기(2015년 9월 ~ 2020년 8월) 사업 현황. (제공: 롯데면세점)

이에 롯데는 지난해 9월 기존 고정 임대료를 변동임대료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고 인천공사가 만남 의사를 밝히면서 4차례 만남이 진행됐다. 하지만 공사가 끝까지 ‘임대료 인하 불가’ 입장을 고수하면서 임대료 협상은 불발로 돌아갔다. 이후에도 만남은 몇 차례 이어졌지만 지난달을 끝으로 협상 일정도 잡히지 않자 결국 철수를 선택한 것.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 매장에 근무하고 있는 100여명의 직영사원들을 본인 희망 근무지를 고려해 제2터미널과 서울 시내점 등으로 모두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면세점은 3월 중 직원 간담회를 실시하고 5월 중에는 인력 배치계획을 최종적으로 수립할 예정이다. 더불어 판촉사원들은 향후 차기사업자와의 협의를 통해 차질 없는 인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롯데는 인천공항 철수를 통해 개선된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시내면세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온라인면세점 마케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오픈한 다낭공항점이 영업 첫해부터 흑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중에는 베트남 2호점인 나트랑공항점이 오픈한다. 동시에 베트남 주요도시인 하노이, 호치민, 다낭 등에 대대적 투자를 진행하고 시내면세점을 추가 오픈해 베트남 면세점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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