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목조탑 팔상전 ⓒ천지일보(뉴스천지)

충북대학교 건축학과 김경표 교수 인터뷰

 

 

▲ 충북대학교 김경표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속리산 깊숙이 둥지를 틀은 법주사에는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뿐이며, 전 세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가장 한국적인 양식의 목조탑 ‘팔상전’이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목조탑으로 현재 건물은 임진왜란 이후에 다시 짓고 1968년에 해체․수리한 것이다. 탑 내부 벽면에 부처의 일생을 8장면으로 구분해 그린 팔상도(八相圖)가 그려져 있어 팔상전이라 이름 붙였다.

◆독창적 기술 돋보이는 유일한 목조탑

팔상전은 1층부터 5층 꼭대기까지 아주 큰 폭으로 지붕이 좁아지는데 각 층마다 이어지는 지붕도 화려하다. 비전문가가 보기에도 아름다움과 위엄이 동시에 느껴져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 탑은 우리나라 문화재로서의 가치 또한 크다. 고건축 전문가인 충북대학교 건축학과 김경표(사진) 교수는 이 탑에 대해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건축 기술이 돋보이는 유일한 목조탑”이라고 극찬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 탑의 구조는 중국, 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양식을 보여준다. 중국에서 들여온 양식이기는 하나 한국적인 구조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층부터 5층에 이르기까지 큰 폭으로 크기가 줄었다는 점인데 이 때문에 건물은 매우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건축에 사용된 기둥 또한 긴 것과 짧은 것이 적절하게 사용돼 안정성을 더했다.

◆고려시대 금동탑의 건축양식 응용

팔상전을 살펴보면 1층에는 총 6개의 기둥이 보인다. 이 기둥은 모두 같은 폭으로 배열돼 4면을 두르고 있다. 이렇게 가장 안쪽 가운데 위치한 2개 기둥의 폭은 5층까지 올라가면서 변동이 없다.

하지만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기둥은 옆 기둥과 절반 폭으로 줄어들면서 5층까지 올라갔다. 결국 3층에서는 기둥이 4개로 줄어들고 5층에서는 중심이 되는 기둥이 2개가 됐다. 겉모습이 마치 피라미드 같이 보이는 팔상전의 외부 모양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외부 모양은 고려시대 금동탑에서 그 시원을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금동탑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건축양식을 목조탑에 적용시킨 우리 선조들의 놀라운 응용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공포를 사용하는 양식도 1~4층까지는 기둥 위에만 공포를 놓는 주심포 양식이고, 마지막 5층은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공포를 사용한 다포 양식으로 꾸며졌다.

◆하늘과 연결되고픈 마음 탑으로 표현

김경표 교수는 이 팔상전에서 인간 내면적인 가치를 찾고자 노력했다. 그는 “우리 민족에게 탑은(특히 큰 규모의 목조탑은) 마음의 지주 또는 하늘과의 통로인 성소로 사용됐다”며 “민중의 마음 속 표상으로서의 건축물인 것이다”고 견해를 밝혔다.

또한 “탑 심초석 사리공에 불사리가 안치된 것을 볼 때 부처의 묘로 보이지만, 불교에서 심주가 우주 중심으로 여겨지는 것을 생각한다면 탑 자체가 우주의 중심을 나타낸다고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 층마다 큰 폭으로 줄어드는 지붕 때문에 팔상전은 다른 건물에 비해 더 화려하고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