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리산 안에 포근히 자리잡은 법주사의 대웅보전 ⓒ천지일보(뉴스천지)

팔상전·대웅보전·원통보전 등 조선 중기 다양한 건축술 볼 수 있어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여름 기운에 신록이 짙게 물든 속리산 자락에는 천년고찰 법주사가 있다. 법주사는 우리나라 팔경 중 하나로 손꼽히며,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어 절 자체가 우리나라의 유산이 됐다.

◆속리산 자락 신록으로 오감 만족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에 위치한 법주사로 가는 교통편은 정리가 잘된 편이어서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전혀 무리가 되지 않는다.

법주사로 향하는 버스에서는 속리산 끝자락을 타고 굽이굽이 뻗어 나온 낮은 산들이 연신 초록빛을 뿜어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버스에서 녹음을 눈으로 즐겼다면 속리산면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려 법주사 입구까지는 오감으로 느끼는 숲이 있다.

법주사까지 20여 분 걸어가는 동안 만나는 이 숲은 길이가 5리(2㎞)에 이른다고 해 이름이 ‘오리(五里)숲’이라 붙여졌다.

이 길은 흙냄새가 코끝을 자극하고, 길게 뻗은 소나무․떡갈나무․참나무가 하늘을 감싸 안아 여름날 내리쬐는 햇볕을 막아주고 신선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숲길을 지나면 드디어 553년(진흥왕 14년) 의신스님이 창건한 법주사가 속리산 능선을 보호막으로 삼고, 천년 세월을 간직한 채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다양한 건축술 뽐내는 팔상전

법주사 입구 정면으로 맛배지붕을 하고 있는 사천왕문을 지나면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목조탑인 팔상전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국보 제55호로 지정된 5층 목탑 팔상전 내부 벽면에는 부처의 일생을 8장면으로 구분해 그린 팔상도가 그려져 있다. 팔상전이라는 이름도 이 때문에 붙여졌다.

처음에는 웅장한 탑의 크기 때문에 탑이 아닌 건축물로 오인되기도 했으나 1968년 해체하고 수리하면서 발견된 사리함을 통해 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전체 높이는 약 23m로 한 면이 1·2층은 5칸, 3·4층은 3칸, 5층은 1칸의 형태이며, 지붕은 모서리가 4개인 사모지붕으로 돼 있다.

임진왜란 이후에 다시 짓고 1968년에 해체·수리한 것이지만 색채감과 그 모습에서 역사의 흔적과 함께 웅장함을 느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국보 제5호 쌍사자석등 ⓒ천지일보(뉴스천지)

팔상전 뒤편으로는 국보 제5호로 지정된 쌍사자석등을 볼 수 있다. 두 마리의 사자가 앞발을 높이 치켜들고 팔각석등을 받치고 있는 모양이다. 쌍사자석등과 함께 독특한 건축양식을 하고 있는 원통보전을 볼 수 있는데, 자태가 사뭇 남다르다.

원통보전은 지붕을 떠받치는 공포를 기둥위에만 설치하는 주심포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지붕은 중앙에서 네 면이 똑같이 경사가 진 정 사각형의 사모지붕이다.

그 뒤를 이어 사천왕의 모습이 담긴 사천왕석등은 세월을 이기지 못해 훼손 우려가 있어 보수가 한창이었다.

사천왕석등 바로 뒤편에는 2층으로 지어진 대웅보전이 떡하니 법주사의 중심을 잡고 있다.

이 건물은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어 가치가 크다. 지금의 모습은 2005년 10월에서야 4년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400년 만에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된 것이다.

또 연꽃모양으로 무늬가 새겨져 높이 200㎝, 전체 둘레 665㎝에 이르는 거대한 조형물인 석연지는 국보 제64호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이처럼 법주사는 팔상전 등 국보 3점과 대웅보전·사천왕석등․원통보전 등 보물 12점과 순조대왕태실 등 지방유형문화재 19점의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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