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포항시 흥해읍의 한 공동주택 앞. 지난해 11월 15일 지진으로 균열이 생긴 주택은 현재 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2
12일 오후 포항시 흥해읍의 한 공동주택 앞. 지난해 11월 15일 지진으로 균열이 생긴 주택은 현재 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주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2

“본진 단층과는 다른 단층에서 발생”

곳곳 건물 균열… 여진으로 위험도 ↑

[천지일보 포항=송해인 기자] 11일 새벽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4.6 지진은 지난해 11월 15일 5.4 지진 이후 이어진 여진과는 경사 방향이 다소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크게 봐서는 5.4의 여진으로 볼 수 있으나, 본진을 일으킨 단층과는 특성이 다른 지하단층이 움직인 것 같다는 관측이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12일 “(4.6 지진은) 넓게 보면 5.4 지진의 여진이지만, 깊이 분포가 여느 여진과는 다르게 특별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1.15 지진 이후 지금까지 여진 위치는 본진을 중심으로 북동-남서 방향으로 주로 분포했다. 동남쪽에서 북서쪽으로 갈수록 진원 깊이가 깊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11일 발생한 지진은 깊이가 북북동 방향으로 약간 틀어져 깊어진 특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 센터장은 “기존 단층과 약간 마주 보는 경사다. 그런 경사에서 지진이 났기 때문에 (기존 여진과는 다르게) 특별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북동쪽으로는 여진이 주향이동단층 형태로 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한 측면이 있다”며 “쉽게 말해서 이번엔 그간 막힌 느낌이 있던 남서쪽으로 단층이 견디지 못하고 새로운 주향과 새로운 경사 단층으로 깨지며 지진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일 오후 포항시 흥해읍의 한 주택. 지난해 11월 15일 지진에다가 11일 새벽 4.6의 여진으로 추가 균열이 생겨 위태로워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2
12일 오후 포항시 흥해읍의 한 주택. 지난해 11월 15일 지진에다가 11일 새벽 4.6의 여진으로 추가 균열이 생겨 위태로워 보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2

여진 다음날인 12일 흥해읍의 건물 일부는 여진으로 인한 추가 균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해대로의 한 단독주택은 이미 출입금지 스티커가 붙어 있어 사람은 거주하지 않지만 자칫 붕괴가 우려될 만큼 위태로워 보였다. 인근의 한 공동주택 역시 빈집이 많다. 위험을 무릅쓰고 집에서 지내는 세대도 있고 대피소인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물며 가끔 집에 들르는 세대도 있다.

주민들이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내건 현수막도 보인다.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시에서는 아직 이주지원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일 여진으로 인해 흥해실내체육관에 47세대 88명이 추가로 입주했으며 더 이상 입주자를 수용할 공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피소에 머물며 필요한 경우에만 잠깐 집을 찾는다는 주민 김모씨는 “설날이 코앞인데 집에도 들어갈 수 없고… 동생집으로 가야 할지 다른 친척집으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했다.

처음 지진이 발생한 지 3개월이 됐지만 아직도 흥해실내체육관은 이재민을 위한 텐트로 가득 차 있다.

12일 오후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 이재민을 위한 텐트가 가득 들어서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2
12일 오후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 이재민을 위한 텐트가 가득 들어서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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