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로: 갈보리로 가는 길. 상세(‘사순절의 시실리아’라고도 함).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스미스 대학 소장(제작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라파엘로: 갈보리로 가는 길. 상세(‘사순절의 시실리아’라고도 함).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스미스 대학 소장(제작당시).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염수정 “사순절 목적, 다름 아닌 회개”
개신교 일부, 성경서 의미 찾지 못해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4월 1일 부활절을 앞두고 기독교계가 사순 메시지를 발표했다. 14일부터 시작되는 사순절은 40일간 예수가 겪은 수난에 동참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사순절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없지만 이 기간에 절제하고 묵상하는 시간으로 매년 기독교 절기로 지키고 있다.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은 최근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는 제목의 사순 메시지를 발표했다. 염 추기경은 “사순 시기를 지내는 참된 목적은 다름 아닌 회개”라며 “회개란 단순히 죄를 뉘우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하느님께 나아가 하느님의 자비를 닮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같은 날 사순 메시지를 전했다. NCCK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평화의 사도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불평등과 혐오, 폭력과 환경 파괴, 그리고 전쟁의 위기가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위협하고 있다”며 사순절 기간 제주 4.3사건, 노근리 양민학살, 광주 5.18, 세월호 참사현장 등을 찾아가 화해와 평화를 노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천주교에서 사순절이 갖는 의미는 제2바티칸 공회의의 결정에 따라 교황 바오로 6세가 1963년 말에 발표한 전례헌장 102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헌장을 통해 로마교황청은 사순절을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신비를 총망라한 교회력 또는 전례력의 중요한 하나의 계절이라 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

니케아 공의회(325년) 제5법령으로 규정된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과 성 금요일을 기념하며 사순절 기간 참회의 시간을 갖고, 금식, 금욕 생활을 한다. 이처럼 천주교에서는 사순 시기를 중요한 절기로 규정하고 지켜왔다.

반면 개신교에서는 성공회, 루터파 교회에서 교회력 절기로 정해 지키고 있지만 절기로 정해 모든 교단이 엄격하게 지켜오지는 않았다. 개신교는 사순절 기간이 처음으로 언급된 것이 성경이 아닌 니케아 공의회였기 때문에 사순절을 큰 절기로 지키지는 않았다.

대한예수교장로교(예장) 합동 제83회 총회보고서에서는 사순절에 대해 “부활절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사순절을 지키는 것이고, 좋은 절기로 다양한 형식을 갖추고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라고 하지만 성경 중심의 신앙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예장 합동은 이 보고서를 작성하며 ‘사순절의 의미와 기원행사 등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교단 내에서 조사했고, 대부분 사순절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고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개신교 교회의 절기로 지키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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