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지사 주지 성웅스님(오른쪽)이 조계종 승려 4812인 생명평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길상 기자] ‘문수스님 추모와 4대강 개발 중단 촉구를 위한 조계종 승려 4812인 생명평화선언 기자회견’이 지난 8일 조계사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전 교육원장 청화스님, 동국대 정각원장 법타스님, 김천 직지사 주지 성웅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대표 퇴휴스님, 불교미래사회연구소 소장 법안스님, 김포 불교환경연대 지관스님 등 많은 스님들이 참석했다.

생명평화선언을 하게 된 취지와 의미에 대해 퇴휴스님은 “지난 5월 31일 ‘4대강 개발 중단’과 ‘사회 부패 척결’, ‘소외된 이웃에 대한 자비 실천’이라는 유언을 남긴 채 소신공양한 문수스님의 뜻과 의지를 계승하고 스님의 숭고한 정신이 널리 퍼져 생명평화의 새로운 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스님들의 의지를 천명하는 선언”이라고 밝혔다.

법안스님은 “오는 17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리는 문수스님 국민추모제를 규모 있고 장엄하게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퇴휴스님은 “이번 선언은 4대강 유역 중 특정구간 1곳을 시범적으로 선정해 사업의 타당성을 모색하자는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4대강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자는 입장을 밝히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타스님은 “이명박 정부가 6.2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천심으로 알았다면 조계종 승려들이 일어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유한한 정권에 의해 영구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들은 선언문에서 “인간의 삶이 얼마나 자연에 깊이 의존하는지를 모르고, 다른 생명을 가벼이 여겼던 우리 안의 무지를 참회합니다. 무지한 국가지도자들에게 생명과 평화의 가치관을 조금이나마 심어주지 못한 우리의 무능력을 참회합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조계종 총무부장 영담스님은 같은 날 오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종교인도지원위원회의 ‘4대강 및 대북 인도적 지원과 국민통합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알리는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4대강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민주평통은 “현재 4대강 사업은 평균 21%의 공사 진척률을 보이고 있고, 특히 보 설치는 42.4%의 공정을 끝냈다”며 “현 상황에서 사업의 중단은 더욱 막대한 비용 부담을 안게됨은 물론 더 큰 환경재앙으로 귀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4대강 문제가 마치 종교문제, 종교갈등인 것처럼 비쳐지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종교문제가 아니라 종교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환경문제일 뿐”이라면서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국민 갈등과 분열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심히 우려하면서 국민통합에 대한 충정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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