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한국기술금융협회 IT 전문위원

 

“나는 발견했다”라는 의미의 고대 그리스어인 ‘유레카(heureka)’는 고대 수학자인 아르키메데스(BC 287~212)가 왕관을 구성하고 있는 금의 순도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를 고민하던 중 목욕을 하게 됐고, 자신의 몸이 욕탕 안으로 가라앉을수록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순간, 측정 방법을 깨닫게 되어 너무 기쁜 나머지 알몸으로 욕탕을 뛰쳐나오면서 소리친 말이다. 따라서 ‘유레카’는 무언가를 뜻하지 않게 발견하는 경우 많이 쓰이게 된다. 최근 과학적 지식과 상상력, 응용을 더해 전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기록한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 쿠퍼의 딸인 머피가 블랙홀에서 아버지가 인류생존의 데이터를 알아내고 본 양자데이터를 모스부호로 바꾸어 시계 초점의 움직임으로 전송하는데, 딸인 머피가 이를 해독해 과제를 해결하며 외친 소리도 바로 ‘유레카’였다. 아르키메데스가 발견한 원리는 바로 비중의 차이를 이용해 금 순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낸 것인데, 비중이란 어떤 물질의 밀도와 표준물질의 밀도와의 비를 의미한다. 만약 왕관이 모두 순금으로 만들어졌다면, 동일한 무게의 순금을 넣었을 때 물이 넘치는 양과, 왕관을 넣었을 때의 물의 양이 같으면 순금이 맞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순물이 들어가 있다는 손쉬운 원리로 왕관의 순금제조 여부를 판단한 간단하면서도 대단한 발견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유레카의 순간들은 여러 유명한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예컨대 아이작 뉴턴이 사과나무 아래서 졸다가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고, 영국의 발명자인 퍼시 쇼의 경우 한밤중에 운전을 하던 중 길가 펜스 위에 있던 고양이가 자신의 헤드라이트를 응시하자 그 빛이 고양이 눈에서 다시 반사되는 것을 보고 반사도로표지(road studs)를 발명한 바 있다. 발명은 바로 이러한 단순한 현상을 보다 깊은 안목과 인식, 사고의 전환으로 이루어진 우리 인간 내부의 내적 네트워킹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외부 네트워킹과 아웃소싱을 통해서 상호 작용적이고 통합적이며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이것이 바로 창조주가 선물한 인간의 위대함인 것이다.

IT분야에서는 이러한 발명을 혁신(Innovation)과 연계시켜 해석하고 있다. 멜리사 쉴링 뉴욕대 교수는 혁신을 개인 또는 다양한 조직에서 개별적으로 발생하기도 하고, 그 개별 구성원들이 관계를 맺어 탄생한 하나의 복합 시스템(complex system) 내에서 발생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전화를 발명한 그레함 벨, 전기를 발명한 토마스 에디슨, 상대성원리의 아인슈타인 등은 발명가이자 동시에 혁신가라고 하는 것은 그들이 자신의 발명에 대해 특허를 낸다든가 상업화를 한다든가 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성과에 대한 보상을 확실히 보장 받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진행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발명가와 혁신가를 분리해서 해석하는 것은 너무 편협한 해석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는 그들의 발명이 바로 혁신의 원천이기 때문인 것이다. 

기존의 것과 차별되는 것, 변형된 것, 전혀 새로운 것 등 개선과 발견, 발명 등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기술과 환경의 변화가 매우 심한 IT산업 분야에서는 불가피하게 접하는 것으로, 기업들은 생존경쟁을 위해서 끊임없는 변화의 시도를 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즉 R&D가 필수적인데, R&D의 개념은 단순히 기초연구(Basic Research)에 한정한 것이 아닌 연구된 것을 개발(Development)한다는 것으로, 연구를 통해 축적된 지식을 유용한 장치, 물질 또는 공정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즉 연구돼 개선된, 발명된 새로운 것을 경제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상업화,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바로 개발의 의미인 것이다. 시장에서 이용자들의 취향을 파악하고 타깃고객으로 선정, 큰 성공을 거둔 현대 SUV ‘산타페’와 중국 하이얼 ‘감자세탁기’의 성공사례는 ‘개발’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제 ‘유레카’를 넘어서는, 발명이 혁신으로 이어져 상업화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연계돼야만 한다. 특히 4차 산업을 이끌어갈 IT분야에서는 더욱 필요한 조건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