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난 이후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건물에서 부서진 외벽 조각이 땅에 떨어져 있다. (출처: 연합뉴스)
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난 이후 포항시 북구 장성동 한 건물에서 부서진 외벽 조각이 땅에 떨어져 있다. (출처: 연합뉴스)

여진 중 최고 4.6… 전국 감지

평창경기장 규모 6.0 내진설계

[천지일보 포항=송해인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11일 새벽 규모 4.6의 지진이 포항에서 발생해 전국적으로 감지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5시 3분 경북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5㎞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진앙은 북위 36.08도, 동경 129.33도 진원 깊이는 14㎞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여진이다. 지진은 부산, 충북, 대전, 서울 강서구 등지에서도 감지됐다. 이날 지진으로 포항 지역에서 2명이 다쳐 치료 중이다. 이날 아침 흥해체육관 대피소 임시진료소는 몰려든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포항시는 주민들이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지진 트라우마 완화를 위해 포항시재난심리지원 T/F팀을 중심으로 전문적인 자문과 심리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까지 피해상황은 소규모 피해 20여건이 접수됐다. 외벽 탈락 2건(폴리스 라인 설치), 승강기 엘리베이터 갖힘 5건(구조완료), 문 닫힘 10건, 기타 상수도파열 외 4건 등이다. 포항시는 유관기관과 연계해 즉각적으로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는 등 재난대응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고 차분하게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소방본부에 따르면 오전 5시 13분께 포항 남구 포항공대 내 학생식당에서 이모(21)씨가 머리를 다쳐 포항 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이씨는 지진 발생 후 대피하다 넘어져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간대에 흥해체육관에 머물고 있던 20대 여성도 크게 놀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생명에 지장이 있는 정도는 아니라고 밝혔다.

포항 장양동에 거주하는 신동엽(55, 남)씨는 “새벽 5시 쯤 자고 있는데 갑자기 우당탕탕 소리가 나 놀라서 벌떡 일어날 정도로 아파트가 좌우로 흔들거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대구에서도 심한 진동을 느꼈다. 김복순(59, 여)씨는 “화장실에 있었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렸다”며 “화장실문이 심하게 떨려 건물이 무너지는 줄 알고 무서웠다”고 말했다.

11일 오전 8시께 경북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이 이날 새벽 발생한 지진에 대해 상황설명을 하고 있다. (제공: 포항시)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1
11일 오전 8시께 경북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이 이날 새벽 발생한 지진에 대해 상황설명을 하고 있다. (제공: 포항시)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1

포항시는 이날 오전 6시부터 긴급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포항시건축사협회 등 외부 전문인력을 동원해 피해 점검에 나섰다. 포항시건축사협회 21명은 3인 1조, 7개조로 편성해 오전 10시 20분, C·D급 건축물 25개소에 대한 점검을 시작했다.

포항시는 현재 읍면동별로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 대피소로 운영되고 있는 흥해실내체육관에는 주민들의 추가 대피가 예상됨에 따라 안전관리와 구호활동을 강화하는 등 주민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난 이후 건축학회 회원들이 지난해 강진으로 피해가 발생한 건물 추가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1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4.6 지진이 난 이후 건축학회 회원들이 지난해 강진으로 피해가 발생한 건물 추가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포항시는 유관기관과 연계해 즉각적으로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는 등 재난대응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고 차분하게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날 지진 발생 후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CBS) 발송에 6분이 넘게 걸려 빈축을 사고 있다. 기상청은 지진 관측 약 55초만인 오전 5시 4분께 언론사와 유관기관에 최초 속보를 전송했지만 국민에게 직접 전송되는 긴급재난문자는 지진 관측 이후 6분 30여 초 뒤인 오전 5시 10분에야 발송됐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본진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최초 관측 이후 23초 만에 긴급재난 문자가 발송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긴급재난문자 발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올해 안에 7초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언론사나 유관기관에 지진 관측 이후 100초 안에 속보를 내보내면서 긴급재난문자도 같이 나가야 한다”며 “분석은 평소대로 했지만,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져 현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평창올림픽 경기에는 영향이 없었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지진으로 강릉과 평창 등 경기장을 포함한 시설에 피해나 이상이 발생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오전부터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 등 경기도 차질없이 진행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장은 물론 국제방송센터(IBC), 메인프레스센터(MPC) 등 대회 관련 시설은 규모 6.0 이상의 지진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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