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본격적인 개막식이 열리기에 앞서 남북한의 합동 태권도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2.9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본격적인 개막식이 열리기에 앞서 남북한의 합동 태권도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2.9

토카 차관보 “남북, 스포츠로 하나돼”
“통일의 문 여는 기적의 올림픽 되길”
南北종교계, 평창 계기 교류 탄력받나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교황청이 평창올림픽 무대에서 화합의 메시지를 전한 남북한 태권도 시범단을 오는 6월 로마 바티칸으로 초청, 합동시범을 보여 달라고 깜짝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초청으로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과 IOC총회에 처음으로 참석한 교황청 대표단의 이번 제안은 교황의 뜻이 담긴 메시지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멜초르 산체스 데 토카 교황청 문화평의회 차관보는 10일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과 국제태권도연맹(ITF) 임원진 및 시범단 초청 오찬행사에 참석해 남북 태권도단체에 이같이 제안했다.

6월 1∼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WT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대회가 열린다. 데 토카 차관보는 “우리도 계속 연구하고 가능성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남북 화합의 메시지를 전해온 교황청의 이번 제안은 남북한 대화와 화해의 가교 역할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는 바티칸의 남북 합동시범 제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11일 국제태권도연맹(ITF) 대표단도 WT 서울 사무국에서 열리는 실무회의 자리에서 관련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중심으로 발전한 WT와 북한 주도로 성장한 IT의 시범단은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 식전행사에서 합동시범무대를 선보여 관심을 받았다.

데 토카 차관보는 “교황은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평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면서 “이번에 스포츠를 통해 남북한이 하나가 됐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것이 평화의 길”이라고 말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남북한 대표단이 한반도기 아래서 단일팀을 결성한 것은 세계 평화의 희망을 안겨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교황은 “남북 단일팀은 스포츠 정신이 세상에 가르치는 ‘대화와 상호 존중을 통한 갈등의 평화로운 해결’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참가 선수들, 남북한 국민에게 인사를 전하면서 그들 모두를 위해 기도한다”고 축원한 바 있다.

7대 종단 지도자들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바라면서 남북 화해를 염원했다. 최근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 설정 총무원장은 “남과 북이 힘을 모아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세계일화(世界一花) 평화의 꽃을 피우자”고 말했다.

이영훈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도 “올림픽 역사에 길이 남을 평화의 올림픽,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통일의 문을 여는 기적의 올림픽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은 “남북 선수들이 함께 손을 잡고 입장하는 평창올림픽은 세계인들에게 커다란 평화의 울림을 줄 것”이라며 “우리 민족을 넘어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모든 사람에게 평화의 가치를 일깨우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밝혔다.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또한 “이번 올림픽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로 나가는 가교가 되기를 기원하고 기도한다”며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남한 불교계가 북한 조선불교도련맹(조불련)에 공동사찰 지정을 비롯한 교류협력을 제안한 가운데 최근 조불련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는 등 불교계의 남북 교류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또 조계종단은 남북 교류사업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는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남북 불교 대표단이 서울과 평양을 교차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민추본은 광복절 기념 ‘8.15 남북불교도 합동(동시)법회’와 10월에 개최해 왔던 ‘금강산 신계사 복원 11주년 합동법회’도 재개하고, 가을 묘향산 보현사에서 서산대사를 기리는 합동 다례재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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