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임효준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2.11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임효준이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환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2.11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 안겨
개막 이틀 만에 금빛질주 순항 기여
중학교 때부터 치명적 부상에 시달려

월등한 기량에도 부상에 번번이 좌절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개막 이틀 만에 첫 금메달을 수확하며 종합 4위 목표를 향해 순항했다.

첫 금메달은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나왔다. 그 주인공은 임효준(22, 한체대). 그의 금메달은 중학교 때부터 7차례나 수술대에 오르는 시련 끝에 나온 인간승리 드라마로 감동을 주고 있다. 오른발목 인대 파열, 오른발목 골절, 허리 골절 등 치명적인 부상을 겪고도 올림픽 첫 출전의 꿈을 이뤄냈고, 결국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그는 초등학교 때 수영선수로 활동하다 고막이 터져 수술을 받게 된 후 쇼트트랙으로 전향했다. 임효준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2살 위 형들을 제치고 종별선수권에서 우승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같은 월등한 기량에도 번번이 부상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정강이뼈가 부러져 2년 가까이 힘든 시간을 보냈고, 고교 때도 발목 골절로 또다시 반년을 부상과 싸웠다. 이후에도 발목 인대가 끊어지고 손목이 부러지는 등 좌절과 재기를 반복했다.

이같이 무려 7차례나 수술대에 올랐어도 포기하지 않고 쇼트트랙 선수생활을 도전했다.

임효준은 지난해 4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올림픽 쿼터가 달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단숨에 한국 남자 쇼트트랙 간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열린 올시즌 월드컵 1차대회 1000m 결승에서 마지막 스퍼트 때 무리하게 날을 내밀다 넘어지면서 허리를 다쳐 요추부염좌 진단을 받았다. 올림픽을 몇 개월 남겨두지 않고 그에게 부상이 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었다. 평창올림픽 무대에 나서기 위해 2, 3차 월드컵을 건너뛰고 회복에 전념한 임효준은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열린 4차 대회에 복귀하며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이때도 허리 상태가 완전히 낫지 않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결국 이 같은 부상과 시련을 모두 이겨내고 임효준은 이번 평창대회에서 당당하게 꿈을 이뤄냈다.

임효준은 10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전에서 우리나라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김과 동시에 남자대표팀의 소치대회 노메달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이날 고비는 준결승전이었다. 황대헌(19, 부흥고)과 함께 준결승전에서 같은 조에 편성됐는데, 중국선수 3명까지 한 조에 모두 포함되면서 대진운이 좋진 않았다. 2위까지 주어지는 결승티켓을 황대헌과 사이좋게 나눠가지기 위해서는 중국선수 3명을 모두 따돌려야하는 만큼 힘겨운 승부가 예상됐다. 자칫 우리 선수 한 명은 떨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임효준과 황대헌은 3바퀴 남기고 1, 2위로 올라 서로를 잘 호위하면서 결국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도 둘은 8바퀴를 남기고 황대헌이 먼저 1위로 올라섰고, 임효준이 2위로 달려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그러나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가 6바퀴를 남기고 1위로 앞질러 나갔고, 황대헌과 함께 뒤에서 바짝 추격하던 임효준은 2바퀴를 남기고 1위 탈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3위로 달리고 있었던 황대헌은 곧바로 코스를 도는 중 넘어지며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이때부터 임효준은 결승점을 향해 있는 힘껏 달려 1위 자리를 끝까지 내주지 않으면서 가장 먼저 골인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1바퀴를 남기고 그 순간 이제 골인하면 1등이구나 하며 죽기 살기로 뛰었던 것 같다. 나 혼자 해낸 것이 아닌 우리 선수단 다같이 따낸 금메달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효준이 쇼트트랙에 가장 먼저 걸린 메달경기를 금빛 질주로 마무리하면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산뜻하게 대회를 시작하게 했다.

10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우승한 임효준이 플라워세리머니 시상대에 올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2.10
10일 오후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우승한 임효준이 플라워세리머니 시상대에 올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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