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설 연휴를 앞둔 주말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거리가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0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설 연휴를 앞둔 주말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거리가 추운 날씨에도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0

“사람은 다니는데 정작 물건 사는 사람은 없어”
한파와 더불어 비싸진 농작물에 경제활성 난항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날이 풀리니까 손님들이 좀 더 오네요~ 나이 드신 분들은 미리 와서 설날 음식을 준비하시기 때문에 오늘은 그나마 손님이 평소보다 많은 편이지만 그래도 적어서 걱정이에요.”

설날 연휴를 앞둔 주말 10일 오후 3시쯤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만난 과일가게 사장 신동식(44, 중구)씨의 하소연이다.

영천시장에는 두툼한 패딩 점퍼 등을 껴입고 몸을 잔뜩 움크린 채 시장을 둘러보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간만에 풀린 날씨 덕에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이 모였다며 상인들은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조금은 풀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였다.

상인들은 이때를 놓칠세라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호객행위에 열성을 다했다. 너도나도 이목을 끌기 위해 손뼉을 치거나 상품 이름을 외치면서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날씨는 다시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지갑도 쉽게 열리지 않았다. 상인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불황으로 구경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날이 풀려서 사람들이 몰려와도 정작 농작물 가격이 오른 탓에 쉽게 팔지 못하는 상인들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영천시장 밖에서 생선을 파는 김춘자(72, 서대문구)씨는 “경기불황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며 “오전부터 사람들은 지나다니는데 물건을 사는 사람은 없다. 경기가 언제 나아질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그나마 설날 연휴를 앞두고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활기를 띈 곳은 떡볶이, 튀김, 순대 등 먹거리를 파는 노점들이었다.

분식점을 하는 최경희(가명, 52)씨는 “경기불황이 조금 나아졌다는 얘기도 있는데 구정 때가 됐는데도 오히려 다시 나빠진 것 같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을 팔고 있는 이정아(28, 남구)씨는 “아직 경기불황이 나아진 것은 모르겠다”며 “설날이 돼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설 연휴를 앞둔 주말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거리에서 한 시민이 상인에게 배춧값을 물어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0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설 연휴를 앞둔 주말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거리에서 한 시민이 상인에게 배춧값을 물어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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