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클래스 효성 박재찬 대표이사 ⓒ천지일보(뉴스천지)

박재찬 메르세데스-벤츠 공식딜러 더클래스 효성 대표이사

마케팅 분야 혼자 공부 ‘브랜드 매니저’로 활동
새 일 시작할 땐 정확히 알 때까지 입도 뻥끗 안 해

신호대기 중 내 차 앞에 벤츠 한 대가 서 있다. 혹시나 브레이크를 잘못 밟아 살짝 닿을까 핸들을 꼭 붙잡고 있지만 손에 진땀이 난다. 운전자라면 한 번쯤은 이런 경험이 있을 테다. 도로 위를 달리는 수입차가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 규모는 약 6%에 이르렀으며 지난 5월 수입차의 전체 등록대수는 7208대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독일 명차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 고객에게 최고의 수입차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이 같은 브랜드 가치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벤츠의 기술력과 안전성, 품질이었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 그렇기에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벤츠가 세계 곳곳에서 고가의 프리미엄으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국내 판매업체인 더 클래스 효성의 박재찬 대표이사의 말이다. 서울시 강남구 뱅뱅사거리에 위치한 더클래스 효성 벤츠 타워 6층에서 만난 박재찬 대표이사의 집무실은 화려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소박하고 깔끔했다.

-서울대 문리대 출신에서 자동차 분야로 진출하게 된 계기는.

내가 대우 종합상사에 입사했을 당시 우리나라 경제는 큰 변화를 겪고 있었다. 한마디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시대에 해외지향적인 회사를 만났고 개인적인 노력의 결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1983년도부터 1989년까지 영국 런던 법인에서 근무했는데 그 당시 영국 중공업체가 도산한 것을 대우중공업이 인수, 현지에서 굴삭기 개발 사업에 참여해 제품을 완성했다. 이후 87년 가을부터 한국에서 만든 굴삭기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업무를 맡았는데 수출성적이 좋았고 본사에서 자동차를 맡아달라는 제의가 들어와 그 때부터 자동차 분야를 시작했다. 올해로 자동차 인생 21년째다.

▲ 더클래스 효성 박재찬 대표이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력이 독특하다. 고비도 많았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운이 좋았다. 괜찮은 세월이었고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에게도 고맙게 생각한다. 많은 기회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드라마틱한 게 있다면 영국 런던에 있을 때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중전기를 수출을 해야 했는데 국제입찰 형식이었다.

영국에 있는 탄자니아 대사관에서 비자신청을 하니까 거기 직원이 내가 탄자니아에 들어가는 ‘최초의 한국인’라고 하더라. 탄자니아 수도인 다르에스살람에 가면 킬리만자로 호텔이 있는데(아직도 그 호텔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거기서 밤새 촛불을 켜놓고 입찰서류를 만들던 기억이 있다. 200~300페이지 분량의 가격표를 직접 손으로 썼다. 결국 입찰에 성공했는데 그런 노력이 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현재 타고 다니는 자동차 브랜드는 벤츠인가.

회사에서 벤츠S350을 내줘서 타고 다닌다. 개인차는 없다. 집사람이 GM대우 차량을 몰고 있다.

-딜러업은 부동산사업이라고 할 정도로 목 좋은 곳에 매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한다. 경험해 본 결과 어떤가.

자동차 매장들이 모이 있는 곳이 가장 목 좋은 곳이다. 매장 위치는 정말 중요하다. 리테일(소매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벤츠가 처음인데 리테일과 관련해 미국 사람들이 한 말이 바로 ‘로케이션(Location, 위치), 로케이션, 로케이션’이다.

소매업자 입장에서는 매장 위치를 남의 문제, 내 문제로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이것은 생존의 문제다. 매장을 직접 찾아오는 고객을 내방객이라고 하는데 통계를 내보니 로케이션에 따라서 고객 수가 10배 차이가 났다.

내방고객이 없다면 밖으로 나가서 손님을 찾아야 한다. 그만큼 차를 팔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로케이션은 곧 우리 사업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지난 5월 4000명의 고객과 고객가족을 대상으로 볼쇼이 아이스쇼 초청 행사를 진행했던데 이러한 고객친화 경영을 선택한 계기는.

남들이 하는 의례적인 것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더 클래스 효성다운 차별화된 이벤트를 만들고 싶었다. 벤츠라는 브랜드가 최고급 럭셔리, 사치품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고객들이 가족적이고 친숙한 브랜드로 느낄 수 있도록 편안한 자리를 만드는 게 우리 일이다.

바로 이런 점이 여타 경쟁업자와 차별화한 우리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유행하는 언어로 고객만족이란 게 있다. 고객만족의 실체가 무엇인가. 이번 아이스쇼는 고객 1인이나 부부만이 참여하는 다른 행사와 달리 고객 가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고객들이 대단히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기본적인 이념과도 상통하는 것이며 ‘사람 냄새 나는 회사’를 만들고자 노력하면 고객들도 더클래스 효성을 편하게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현재와 전망은.

수입차 시장은 80년대 중반에 굉장히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약 6%를 차지했고, 지난 5월에는 7%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조만간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이제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동차 생산국이 됐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앞서서 하고 있지만 수출 구조형에서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몇몇의 브랜드가 과점하는 미성숙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 브랜드가 거의 다 들어왔다. 무엇보다 사람들 의식이 변하고 있다. 수입차에 대한 선입견, 거부반응들이 사라지고 이제는 나도 수입차를 한번 타봐야겠다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고 실제 그렇다. 특히 중저가 차량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더클래스 효성 박재찬 대표이사 ⓒ천지일보(뉴스천지)

75세까지 활동하고 싶다는 박재찬 대표는 웃는 얼굴이 멋지다. 이른바 꽃미남으로 불리우는 아이돌 스타의 눈웃음을 닮았다고 해야 할까. 기분 좋아지는 미소다. 하지만 독종인 구석이 있다.

한 번은 우연히 서점에 들렀다 자신의 생각과 딱 맞아떨어지는 책 한 권을 발견, 저자를 만나고 싶었다고 한다. 한 기업의 CEO로서 바쁜 시간을 쪼개 하루짜리 휴가를 내고 캐나다까지 날아갔다.

그리고 그 책을 번역한 데 이어 한국 최초로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다. 현재 한양대, 영리더스아카데미 등에 강의를 나가고 있다는 박 대표는 학부생들과의 대화가 신선하고 재미있다며 앞으로 해야 할 일도, 기회도 많다는 말을 남겼다.

 

He is...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대학교 경영학 석사 MBA, 노스웨스턴대학 법학석사 MSL과정을 수료한 박재찬 대표는 대우그룹의 종합상사 대우 및 대우자동차에서 여러 분야의 매니저 및 임원으로 30여 년 활동했으며 지엠대우자동차 브랜드마케팅 임원을 거쳐, 2006년~2008년 메르세데스 벤츠의 공식 딜러 한성자동차 사장으로 마케팅 및 영업활동 등의 현장 경험을 쌓아온 자동차 전문경영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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