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전통공예의 산업화ㆍ세계화 심포지엄’에서 최공호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교수가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지속가능성과 활성화 방안 마련 시급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전통공예가 단순히 보존되고 전수될 것이 아니라 21세기에 맞춰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9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통공예의 산업화ㆍ세계화 심포지엄’을 열었다.

심포지엄에 앞서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공예문화와 장인정신이 세계적인 명품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방안이 시급하다”며 “전통공예 활성화를 위해 백화점 제휴 및 판매 유통망 구축과 전시회 개최 등의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공호 한국전통문화학교 전통미술공예학과 교수는 “전통공예는 현대인의 삶 속에 함께 녹아드는 일상 문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전통의 창조적 계승은 전통의 활용이요 현재화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현재 전통공예 정책의 근간은 보존으로 그치지만 기능보유자의 삶의 여건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보존은 불가능한 현실이다.

최 교수는 이런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 공예 작품들이 일상 속에서 다른 세간들과 어울려 제 기능을 발휘하는 이상적인 삶이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활문화가 살아야 문화정체성도 회복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천연 옻칠을 전통 목기에 잘 칠하는 것이 전자의 몫이라면 산업제품의 외장제로 활용하는 것이 후자의 몫”이라고 예를 들어 설명했다.

전통공예의 활용 문제와 관련해 프랑스 정부에서 1994년부터 시행한 메트르 다르(Maitres d'Art) 제도는 기능보유자에게 부여하는 자격이라는 점에서 우리와 같지만 수공예기술의 개발을 장려해 기업의 브랜드로도 활용 가능한 형태로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적이다.

실례로 메트르 다르 장인의 공방 7개를 프랑스의 유명한 브랜드인 샤넬이 사들여 적극적인 협력을 하면서 회사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장인은 적절한 수익을 올리는 윈-윈(win-win) 전략이 수행되고 있다.

최 교수는 “최근 롯데 백화점에서 개최한 전통공예 미래전 사례처럼 장인의 손길이 디자이너의 안목과 만나 성과를 내는 시도는 바람직하다”며 “장인의 솜씨를 중심으로 전통기술에 내재하는 미래 에너지를 지혜롭게 도출해 현실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리했다.

또한 그는 “그릇의 선택이 담는 내용에 따라 달라지듯 전통공예의 현실을 수렴하는 리듬에 맞춰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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