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9일 방남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9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북한 노동당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9일 방남한 가운데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이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9

환영 입장 “남북관계 완전한 소통으로 향해”
회의적 시각 “북한, 언제 태도 바꿀지 몰라”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북한 노동당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2018평창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방남한 가운데 향후 남북관계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엇갈린 시민반응이 나왔다.

북한 대표단을 환영하며 “이번 계기를 통해 남북관계는 완전한 소통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반응하는 시민이 있는 반면 “방남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이번 일로 대화의 물꼬가 트일 지는 의문”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시민도 있었다.

김 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전용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9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는 뉴스 속보를 접하고 웅성거리는 시민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서울 인사동을 방문했다가 돌아가는 길이라는 나관규(50대, 남, 충남 금산군)씨는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간 소통의 길이 더 넓어질 것”이라며 “남과 북은 한 민족 한 동포니까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출장을 왔다는 김성진(30대, 남, 부산 사하구)씨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방북을 한 적은 있어도 김일성 직계 가족 중 방남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라며 “정말로 환영할 일이고 이번을 계기로 남북이 대화국면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 김 부부장은 김일성 일가를 의미하는 ‘백두혈통’으로 김일성의 직계 가족이 방남한 것은 6.25전쟁 이후 68년 만에 처음이다. 그는 30세에 북한 최고 정책 결정 기구인 당(黨) 정치국의 후보위원이 된 인물로 ‘실세 중 실세’로 알려져 있다.

대합실에서 만난 시민들은 “김정은이 김여정을 보낸 것만 봐도 지금 남북 관계가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알 수 있다(김성태, 30대, 남).” “북한이 ‘정치쇼’를 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동의하지 않는다(40대, 여).” “지금 이 관계를 잘 이어간다면 올림픽의 평화 모드는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정지현, 20대, 여)” 등의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북한 고위층의 방남에 기대감을 나타낸 시민이 있는 반면 “북한의 숨은 속내가 있을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구에 거주하는 김현숙(40대, 여)씨는 “(북한을) 이렇게 환영하고 대접해주면 더 기고만장해질 것”이라며 “분명 숨은 속내가 있을 것이다. 낮은 자세로 북한을 대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로 출장을 왔다가 대전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는 서형식(50대, 남)씨는 “오는 것 자체는 좋은데 이번 방남으로 대화의 물꼬가 트일 진 잘 모르겠다”며 “북한이 언제고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성자(가명, 60대, 여, 서울 도봉구)씨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손님으로서 대우해주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단순한 방문만을 갖고 남북관계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에 다니는 최정원(22세, 여)씨는 “어차피 북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우리 땅을 밟은 것이지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 온 건 아니다”라며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KTX편으로 강원도 평창에 도착하면서 2박 3일간의 방남 일정에 본격 돌입했다.

대표단을 이끄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각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 주최 리셉션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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