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주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유아교육과 교수

본격적인 장마철이 되었다. 대체로 ‘장마’라는 말은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내리는 비나 그런 날씨를 뜻한다.

6, 7월의 여름 날씨는 섭씨 30도를 웃돌 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기 때문에 때때로 적당히 내리는 비는 큰 환영을 받는다. 시원한 빗줄기는 식물이 타들어갈 정도로 메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시어 농사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원하지 않은 폭우가 내리면 정성껏 지어 놓은 농사를 망치거나 심지어는 주택까지 물에 잠겨 귀중한 생명과 재산까지 삼키는 수마(水魔)로 변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비가 내려주길 바라는 곳에는 가뭄이 계속되고, 비가 와서는 안 되는 곳에는 매일 많은 비가 내려 고통스럽게 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매년 장마철이 될 때마다 어떻게 하면 필요할 때 비가 내리게 하고, 필요 없을 때는 비가 내리지 않게 하는 방법이 없을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개발하는 것이 인공위성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의하면 지난 6월 27일 남미 기아나 꾸르 우주센터에서 아리안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 천리안 위성이 7월 5일 22시 10분에 목표 정지궤도 진입에 성공했다고 한다.

천리안위성은 7월 10일경에 우리나라로 위성관제권이 이관될 예정이며, 이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국가기상위상센터, 해양위성센터, 전자통신연구원 통신시험지구국과 공동으로 6개월간 위성의 시험운영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한 통신해양기상위성이 목표궤도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음으로써 앞으로 7년 동안 매 7분대로 기상정보를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집중호우나 태풍을 미리 알고 대처해서 피해를 줄이고, 정확하게 예보되는 기상정보를 모든 산업과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참으로 기대가 크다.

그런데 여기에서 인공위성의 이름을 놓고 궁금해 하거나 좋은 뜻으로 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천리안 위성이 자리 잡고 있는 궤도와의 거리가 약 3만6000km라고 하니 대략 9만리 정도가 되는데, 이름을 ‘구만리안(九萬里眼)’이라고 하지 않고 ‘천리안(千里眼)’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의견은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우주의 공간에 정확하게 안착시킨 우리나라 과학 기술의 발전을 자찬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매우 멀리 떨어진 사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뛰어난 관찰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 ‘천리안’을 인공위성의 이름으로 붙인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특히 천리안 위성은 나로호 발사 실패를 딛고 성공했기 때문에 더욱 값진 일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0번째 통신위성 자체 개발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와 같이 과학 분야에서는 새로운 비전의 7월을 찬미하고 있다. 그러나 똑같은 7월에 교육계에서는 새로운 갈등이 증폭됨으로써 국민들에게 많은 우려를 심어주고 있다. 학생들의 안전문제, 성취도평가와 인권조례 제정 여부, 교원평가 등에 관련하여 논쟁이 더욱 심화되는 현상을 보면서 교육분야에서도 천리안 위성과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는 없는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천리안 위성이 한반도 주변 해양환경과 수산자원 정보를 24시간 내내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것처럼 학생들의 안전을 실시간적으로 보장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하루 빨리 교육이념 논쟁을 종식하고 학생들이 학습자로서의 인격을 최대한 존중받으면서 스스로 학습수준을 높임으로써 성취감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모든 교원이 유능하면서도 학생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교직풍토를 혁신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천리안적인 사고를 통하여 연구,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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