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인석의 홀로 아리랑과 오페라의 유령 등 서양 교향곡이 포함됐다.
(강릉=연합뉴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이별, 당신은 모르실거야, 사랑의 미로, 다함께 차차차, 서인석의 홀로 아리랑과 오페라의 유령 등 서양 교향곡이 포함됐다. 

현송월 단장 이끈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

강릉아트센터서 780명 관람 “감격스럽다”

[천지일보 강릉=최유라, 이현복 기자]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예술단)이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특별공연을 진행했다.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은 15년 6개월 만이다.

예술단은 흰 저고리와 분홍색 치마 한복을 입고 북한 노래인 ‘반갑습니다’로 공연을 시작해 ‘흰눈아 내려라’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등 북한 노래를 먼저 연주했다.

또 어깨가 드러난 드레스를 입은 가수들이 나와 ‘J에게(이선희)’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심수봉)’ ‘당신은 모르실거야(혜은이)’ ‘사랑의 미로(최진희)’ ‘홀로아리랑(서유석)’ 등 한국 가요도 공연해 큰 호응을 받았다.

삼지연관현악단은 1시간 30분 동안 공연을 마쳤다. 관객들은 열띤 공연에 환호했고, 앵콜 요청도 이어졌다. 현송월 단장 등 예술단은 꽃다발을 받은 후 관객들과 셀카를 촬영하는 등 호응이 이어졌다.

이날 관람객석에는 총 15만 6232명을 대상으로 연령대별 무작위 추첨해 초청된 780명이 자리했다.

딸의 티켓 당첨으로 왔다는 이상녀(72, 여, 강릉)씨는 “생전에 언제 북한 공연을 보겠는가. 너무 감격스럽다. 북한 공연단이 잘 한다고 하던데 엄청 기대됐다”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왔다는 김규리(9, 여, 강릉시 교동)양은 “북한 사람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북한공연을 처음 본다는 거에 너무 들떴다”고 강조했다.

가명을 요청한 70대 어르신은 “따로 초청을 받아서 왔다”며 “극보수지만 동계올림픽이 한국에서 개최되고 또 북한 예술단이 남한에 와서 한다기에 보러 왔다”고 참석 소감을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북한 예술단의 첫 공연이 열리는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북한 예술단의 첫 공연이 열리는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삼지연관현악단 단원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현장에서는 자녀들이 당첨된 티켓(1인 2매)을 부모에게 양도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이날 공연에서는 북한 체제를 직접적으로 선전하는 노래는 없었다. 앞서 북한 측은 공연에 앞서 공연 내용을 묻는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 보면 알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남북이 예술단의 공연 내용을 본격적으로 협의한 데는 묵호항에 도착한 직후다. 공연 직전까지 북한 예술단이 준비한 ‘모란봉’과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 두 곡 공연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란봉’에는 사회주의 찬양 내용이,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에는 북한을 상징하는 태양조선이라는 가사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우리 측은 가사 내용 대체 혹은 삭제를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공연이 진행된 강릉아트센터 외부에서는 북한 예술단의 공연을 반대하는 보수 세력의 강경 시위로 한때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북한 예술단의 첫 공연이 열리는 8일 강릉아트센터 인근 대림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북한 예술단의 첫 공연이 열리는 8일 강릉아트센터 인근 대림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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