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의 무례·독선”… 올림픽 개최지 강릉 ‘무슬림 기도실’ 백지화 논란
“개신교의 무례·독선”… 올림픽 개최지 강릉 ‘무슬림 기도실’ 백지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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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이슬람대책 강원도민운동본부가 개설한 ‘평창 동계올림픽 무슬림 기도실 설치 반대 서명’ 페이지가 7일 밤 11시 기준 5만 6838명의 서명을 받았다. (출처: 해당페이지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평창올림픽 이슬람대책 강원도민운동본부가 개설한 ‘평창 동계올림픽 무슬림 기도실 설치 반대 서명’ 페이지가 7일 밤 11시 기준 5만 6838명의 서명을 받았다. (출처: 해당페이지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8 

 관광공사, 무슬림 기도실 올림픽 중 한시 운영 예정

 보수 개신교계 집단 항의와 전화 빗발쳐 결국 무산

“무식‧무례하기 짝 없어” … 선수촌 기도실과는 별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릉에 한국관광공사가 무슬림 관광객을 위해 설치하려 했던 ‘이동식 기도실’이 개신교계 보수진영의 집단항의에 무산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관광공사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신교인들의 반대로 무슬림 기도실 센터가 중단되게 됐다. 원래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한정으로 운영하려고 했는데,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관광공사는 당초 강릉에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이동식 기도실 2개 동을 만들어 시범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이동식 기도실은 길이 7m, 폭 2.8m, 높이 3.3m 크기로 5~6명이 들어가는 기도실과 기도 전에 손발을 씻는 장소로 구성될 예정이었다. 또 이슬람 경전인 꾸란을 놓고 메카 방향을 가리키는 표시인 ‘키블라’와 냉난방 시설을 갖추고, 남녀 기도실을 별도 컨테이너로 분리해 운영할 계획도 세웠다. 무슬림에게 기도실은 필수다. 메카 방향을 하고 하루 5번 기도를 해야 하는 규율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무슬림 관광객은 지난해 93만명으로 관광공사는 올해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무슬림 관광객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이동식 기도실을 생각해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강릉에서 사용한 후 필요한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그러나 보수 개신교인들의 집단행동에 가로 막힌 셈이다. 이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을 확산하며 집단적으로 항의 메시지와 전화를 했다. 모 단체가 만든 ‘무슬림 기도실 설치 반대 서명’ 페이지는 5만명 이상 참여하기도 했다. 반대의 명분으로는 ‘특정 종교 특혜’와 ‘근본주의 무슬림 경계’ ‘과격 이슬람의 유입 막는 세계 흐름과 반대되는 움직임’ 등을 내세웠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대표 류상태 목사는 “무슬림도 한국에서 편하고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강제로 전도활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개신교 반대운동은 심하게 말하면 무식하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라고 질타했다. 류 목사는 “(보수 개신교 입장만 내세우려면) 올림픽을 개최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보수 개신교인들이 너무 독선적”이라고 꼬집었다. 또 “주인이 잔치를 열어 (지구)마을 사람들을 초청했다. 찾아온 분들이 편히 쉬며 즐기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하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에는 선수들의 종교활동을 위한 종교센터가 지난 1일 문을 열어 오는 28일까지 운영된다. 올림픽 규정에 따라 특정종교를 위한 기도실이 따로 설치되지는 않았다. 다만 신앙생활을 위해 평창선수촌은 용평돔에 5곳, 강릉선수촌은 큰 텐트 안에 5곳의 기도실이 운영되고 있다. 선교활동을 금지하는 IOC 방침에 따라 종교 상징물도 일체 설치하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 관계자는 “예약제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어떤 종교든 상관없이 예약을 한 후 사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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