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독립선언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담은 카드뉴스 9장 모음. (제공: 성신여대 교양학부 서경덕 교수 연구팀)
2.8독립선언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담은 카드뉴스 9장 모음. (제공: 성신여대 교양학부 서경덕 교수 연구팀)

 

1919년 일본 유학생들로 구성된 ‘조선청년독립단’

도쿄 조선기독교청년회관 독립선언서·결의문 발표

“3.1운동에 큰 역할… 주목받지 못해 안타까워”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99년 전 1919년 2월 8일 일본 도쿄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서 최팔용·윤창석·김도연·이종근·이광수·송계백·김철수·최근우·백관수·김상덕·서춘 등 일본 유학생들로 구성된 ‘조선청년독립단’은 한국유학생 대회를 열고 2월 8일 독립선언서와 결의문을 발표했다.

2.8독립선언서는 ▲‘한일합방’이 한국인의 뜻에 반하는 것인 만큼 일본은 한국을 독립시킬 것 ▲미국과 영국은 일본의 한국합병을 솔선 승인한 죄가 있으므로 속죄의 의무를 질 것 ▲이에 응하지 않을 때는 우리 민족이 생존을 위해 자유행동을 취해 독립을 달성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1919년 2월 유학생들이 만세운동을 전개했던 일본 히비야공원. (출처: 독립기념관)
1919년 2월 유학생들이 만세운동을 전개했던 일본 히비야공원. (출처: 독립기념관)

 

이들은 일본의회에 청원서를 제출하려 했으나 일본경찰의 제지로 실패했고, 60여명이 체포됐다. 체포되지 않은 유학생들 수십명은 2월 12일 히비야공원에 집결해 만세시위를 전개하고 한국의 독립을 요구했다. 2월 19일에도 최승만·변희용 등이 다시 히비야공원에서 시위를 결행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당시 2.8독립만세시위가 전개됐던 히비야공원 공회당 앞은 대규모 꽃시계만 남아 있어 한국유학생들의 독립운동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국내외로 널리 알리고 있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팀이 2.8 독립선언일을 기념해 ‘1919년 2월 8일, 2.8독립선언을 아십니까?’라는 주제로 카드뉴스를 제작해 SNS에 공개했다.

1919년 2월 유학생들이 만세운동을 전개했던 일본 히비야공원. (출처: 독립기념관)
1919년 2월 유학생들이 만세운동을 전개했던 일본 히비야공원. (출처: 독립기념관)

 

서 교수팀이 펼치는 ‘한국사 지식 캠페인’은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날에 맞춰 그 날의 정확한 한국사 지식을 누구나 다 이해하기 쉽게 카드뉴스 및 영상으로 제작하여 SNS상에 널리 퍼트리는 대국민 교육 캠페인이다.

이번 캠페인 주제는 1919년 2월 8일, 조선유학생 600여명이 조선기독교청년회관에 모여 대표자 11명이 서명한 독립선언서와 결의문을 낭독하고,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세계에 천명한 활약상을 9장의 카드뉴스로 소개하고 있다.

이번 일을 기획한 서 교수는 “2.8독립선언에 참가했던 학생들의 다수가 조선으로 돌아가 3.1운동에 큰 역할을 한 매우 중요한 사건인데 훗날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현재 도쿄 중심부에 위치한 재일본 한국YMCA 내에 있는 ‘2.8독립선언 기념자료실’의 열악한 시설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일본 도쿄에 위치한 ‘2.8독립선언 기념자료실’의 전시장 벽면에 얼룩이 생긴 모습(1). (제공: 성신여대 교양학부 서경덕 교수 연구팀)
일본 도쿄에 위치한 ‘2.8독립선언 기념자료실’의 전시장 벽면에 얼룩이 생긴 모습(1). (제공: 성신여대 교양학부 서경덕 교수 연구팀)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지난 몇 년간 이곳을 수차례 들러 천장에 물이 새어 전시장 위쪽에 얼룩이 많이 생긴 걸 확인한 후 여러 차례 YMCA측에 얘기했지만 고쳐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비용이 문제라면 비용을 후원하겠다고 해도 묵묵부답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일본 유학 중 2.8독립선언 때 학생 대표 11명중 한 명으로 선출돼 활약한 독립운동가 김상덕의 사진은 아직도 A4용지에 투명 테이프로 부착돼 있어 현재의 열악한 시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지속적인 답사를 통해 해외에 위치한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 상황이 썩 좋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내년이면 2.8독립선언도 100주년을 맞는다. 우리 정부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 교수팀은 향후 ‘한국사 지식 캠페인’을 날짜별로 시리즈로 엮어 ‘한국사 아트북’을 제작할 계획이며 영어 등 다국어로도 번역한 뒤 전 세계 주요 도서관에도 기증해 비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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