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묵호항에 이틀째 정박 중인 북한 만경봉 92호에 전날 입항 당시와는 달리 인공기 대신 한반도기가 게양돼 있다. (출처: 연합뉴스)
7일 묵호항에 이틀째 정박 중인 북한 만경봉 92호에 전날 입항 당시와는 달리 인공기 대신 한반도기가 게양돼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여정·김영남, 당·정 최고위급 파견… ‘평화마케팅’

8일 열병식도 외신 초청 취소하고 대내행사로 축소

5.24조치 예외… 국제사회 대북제재 철회 촉구할 듯

정부 “유류 등 편의제공, 제재 틀 벗어나지 않을 것”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지난달 초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채널 복원을 시작으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거쳐 북한 방문단 약 500명으로 확정됐다.

특히 오는 9일 방남하는 고위급 대표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김씨 일가를 뜻하는 이른바 ‘백두혈통’이 방남하는 것은 김여정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또 고위급 대표단 단장으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방남할 때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방한해 북미 간 고위급 회담이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김영남 위원장은 북한에서 손꼽는 외교통으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오르기 전까지 약 15년간 외교부장을 지냈다.

북한이 이런 김영남을 고위급 대표단장 자격으로 파견하면서 전 세계에 정상 국가의 일원임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고 평화적 핵사용을 천명한 가운데, 세계 각국의 정상급 인사와 만나 외교적 고립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정 최고위급을 전부 보낸다는 뜻으로 북한이 평창 올림픽을 평화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로 건군절을 변경하며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듯했지만, 돌연 외신 초청을 취소하며 대내용 행사로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올림픽 계기로 남북 간 화해무드를 보이면서도 이런 군사력 과시 행사가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방남경로로 경의선 육로, 전날 ‘만경봉 92호(만경봉호)’, 오는 9일 고려항공 등 육·해·공 경로로 방남하는 것이 ‘대북제재 조치 무력화 의도’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안 소장은 이에 대해 “입체적인 남한 입국을 통해 제재가 필요 없음을 강조할 것”이라며 “평화적으로 왕래하는데 무슨 제재가 필요하냐며 대북제재 해제를 촉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기간 중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 세계 정상급과 만나 북한이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라고 홍보하고, 핵은 자위적인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이런 5.24 예외 조치 외의 다른 편의제공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7일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만경봉호 입항 이후 북측과 협의 과정에서 유류 지원 요청이 있었다”면서 “대북제재 문제에 어긋나지 않게 (유류·식자재 등 편의제공)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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