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장항준 감독의 연극 <사나이 와타나베>가 새로운 캐스팅과 더욱 강력해진 웃음으로 지난달 11일부터 시즌2 공연에 들어갔다.

장항준 감독 특유의 입담과 유머가 유감없이 발휘 된 이 작품은 삼류 영화감독 ‘만춘’이 한국계 야쿠자보스 ‘와타나베’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와 함께, 그들이 엮어가는 특별한 우정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금번 시즌2 공연에는 시즌1 공연에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던 만춘 역의 정은표와 최필립, 그리고 멀티맨 역의 이준혁이 그대로 투입 됐다. 여기에 김진수와 정진, 남문철 등 끼와 연기력으로 중무장한 새로운 출연진이 가세해 업그레이드 된 웃음을 선사한다.

시즌1 공연에서 소심한 영화감독 만춘 역으로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던 정은표가 이번엔 와타나베로 분하여 관객들을 만난다.

대본을 받아보고 40분 만에 출연을 결정 할 정도로 이 작품에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정은표는 한 작품에서 두 개의 캐릭터로 무대에 올라 색다른 ‘역할 변신’을 시도한다. 시즌1 공연 당시 그는 와타나베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소심한 영화감독 역을 완벽하게 표현해 낸 것은 물론, 특유의 개성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은 바 있다.

그가 분하는 와타나베는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한국계 야쿠자보스지만 사소한 일에도 매우 잘 삐치고 의중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또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뮤지컬과 영화 등에서 폭 넓은 활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남문철이 정은표와 함께 와타나베로 캐스팅돼 연기 대결을 펼쳐 보일 예정이다.

‘사나이’와 ‘삐질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

야쿠자보스라는 강한 남자 ‘와타나베’가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삐쳤는지…. 완전히 삐쳐버린 이야기에 대한 의문은 공연에 대한 무한 상상력을 가져다준다. 짧게는 2달에서 길게는 30년까지, 또 사람에서부터 애완견까지. 삐치는 기간과 대상도 다양하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삐치는 이유가 늘 있다는 것이다. 여러 이유로 삐치는 와타나베와 그런 와타나베가 무섭기 만한 만춘의 에피소드는 폭소를 자아낸다.

마냥 웃기기만 할 것 같은 이 작품은 비극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다 보면 어느 순간 씁쓸해지기도 하고 가슴 한 구석이 싸해지기도 한다.

자신을 삼류라고 말하는 와타나베는 영화에서만큼 누구 보다 멋진 일류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와타나베가 인생에서 삼류의 길로 갈 수 밖에 없었던 선택을 바라보는 관객들은 각자의 인생과 선택에 대한 질문을 되뇌어 볼 수 있다.

단정 지을 수 없을 만큼 여러 가지 매력으로 무장한 연극 <사나이 와타나베> 시즌2 공연은 6월 11일부터 백암아트홀에서 공연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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