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을 탈당한 호남권 지역구의원 15명이 주축이 된 민주평화당이 드디어 창당됐다. 지난 6일 햇볕정책의 계승과 촛불시민혁명 완성을 기치로 내걸고 창당된 민평당은 창당선언문에서 “오늘 우리는 민생·평화·민주·개혁·평등의 길,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 민주평화당을 창당한다”고 밝히면서 정당사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우리나라 원내정당은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될 가칭 미래당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고, 신여권층과 신야권층으로 구분돼 새로운 정치 지형도를 선보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정당은 정강정책 등에서 충실했다기보다는 이념과 지역, 계층에 치중하면서 이합집산과 부침을 거듭해왔다. 민평당은 소속의원들의 지역구에서 알 수 있듯이 광주와 전남·북 출신으로 지역적 한계가 뚜렷한 정당으로서 특성을 보이고 있다. 그런 만큼 공식적으로 창당되기 이전부터 참여한 일부 의원들은 호남권을 대변한다고 공공연히 말해왔던바, 그 기반이 되는 주민들의 정치적 의사에 충실하겠다는 의도로 읽혀지는 대목이다. 그렇더라도 정당은 전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위한 활동 주체요, 국민 결사체이므로 전국화는 당연한 일이다.

민평당은 정강·정책적으로나 이념적으로 신여당에 가까운 면이 있으므로 의정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공조하면서 국정 안정에 어느 정도 발맞추며 함께할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고,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민평당의 존재적 정당성은 호남주민들에게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민평당이 오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거둬들이는 성적표가 향후 성공 여부의 가늠대가 될 것임은 명백하다. 호남권을 기반으로 하니 그 지역에서 소기의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이외 지역에서도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다수 확보하는 것이 최대 관건일 것이다.

호남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햇볕정책과 촛불시민혁명 완성을 바라는 국민은 새로 창당된 민평당에 대한 기대는 클 것이다. 그에 부응하기 위해 민평당에서는 창당과정에서 보인 국민의당 헐뜯기 등 지엽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대의로써 국민관심사와 한국정치의 쇄신을 위해 힘써야 한다. 국민은 정치인들의 이전투구에 싫증을 낸 지 이미 오래다. 신생정당인 만큼 국민이 현실에서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민심을 잘 살피고, 다가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전국정당화로 확산해야 할 것이다. 민평당은 공당이지 의원 전유물이 아님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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