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가짜뉴스는 사회악,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IT 칼럼] 가짜뉴스는 사회악,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세상에 널리 퍼져나가고 있는 ‘가짜뉴스(Fake News)’를 교만, 혐오, 거짓을 촉발하는 편협하고도 극도로 과민한 “사탄의 무기”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지난 1월 24일 발표한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제목의 문서에서 가짜뉴스의 병폐와 진실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교황은 가짜뉴스의 첫 사례로 구약 성서 속 이브가 뱀으로 위장한 사탄의 꼬임에 선악과를 따먹는 장면을 꼽았다. 교황은 “이브는 선악과를 따먹으면 신처럼 전지전능해질 수 있다는 사탄의 거짓 정보에 넘어간 것”이라며 “이 사례는 가짜뉴스가 초래하는 끔찍한 결과를 보여 준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가짜뉴스는 사회적 편견을 이용해 사람들의 걱정과 근심을 부추겨 정치적·경제적인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뿌리 뽑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또 “가짜뉴스는 너무 빨리 퍼져, 책임 있는 당국이 부인해도 피해를 차단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편견에 가득한 근거 없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공범이 된다”고 했다. 아울러 교황은 “언론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사명”이라며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언론 종사자들이 책임을 다해줄 것도 당부하면서 뉴스의 진위를 구별하고 평가해서 도와줄 “진리를 위한 교육”기관의 설립도 요구했다.

전 세계가 가짜뉴스와 전쟁에 나서고 있다. 독일은 새해부터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업체가 가짜뉴스를 발견하고도 24시간 내에 삭제하지 않으면 최대 5000만 유로(약 660억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신년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짜뉴스를 막을 법률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콘텐츠 유포자뿐 아니라 가짜뉴스 확산에 통로를 제공한 플랫폼까지 처벌하자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세계적인 온라인 플랫폼들도 최근 ‘신뢰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가짜뉴스 퇴치에 동참하고 있다. 구글의 경우 현재 확인(팩트체크) 라벨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넷과 SNS를 통한 가짜뉴스 확산과 그 피해는 이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가짜뉴스 법률대책단은 지난 1월 8일 인터넷이나 SNS에 유포된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열었는데 1월 29일까지 5600여건이 신고 됐고 그중 악성 사례만 골라도 211건으로 고소·고발했다고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런 가짜뉴스로 인한 사회적 피해 금액이 연간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월 29일 2018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가짜뉴스로 판별된 글이나 동영상에 대해 포털 등 인터넷 사업자가 ‘논란(disputed)’이라는 꼬리표를 부착하도록 하고 가짜뉴스를 생산한 주체에 대해서는 광고 수익을 배분하지 못하도록 추진한다고 한다. 또한 가짜뉴스에 대한 자율규제 기반이 조성될 수 있도록 언론계·학계·연구기관 등 독립적인 민간기관에서 팩트체크를 하는 작업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가짜뉴스 관련 자율규제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용자의 가짜뉴스 신고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고 팩트체크 결과가 공유되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방통위는 이와 함께 인터넷상의 불법·유해정보 차단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인터넷방송 사업자가 음란물이 유통된 사실을 인지했을 경우 해당 음란물을 삭제하고 이용자의 접속 차단을 의무화하는 등 불법으로 유통되는 것을 막을 계획이다. 국내외 인터넷 사업자 간 역차별을 개선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 계획은 가짜뉴스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이나 신고 활성화와 같은 자율 규제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또한 ‘논란 표시’ 부착이나 가짜뉴스에 대한 광고수익 배분 제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시행 계획이 미흡하다. 우리나라는 올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가짜뉴스가 판을 칠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다. 가짜뉴스 추적과 광고 배분 제한, 댓글 실명제 등에 네이버, 카카오 등이 참여하도록 그들에 책임을 부과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 미디어 이용교육 때 인터넷 윤리교육도 의무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아울러 언론도 특종에 집중하기보다는 갈등의 근본 원인을 탐구해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걸맞은 새로운 형태의 기사와 기획물도 발굴하고 생산해야 한다. 진실을 걸러내고 가짜와 조작을 응징하는 것도 언론의 사명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