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대 박종열 전남나주경찰서장 

제66대 박종열 전남나주경찰서장

2018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 센터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해 29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도시 전체는 물론 전 국민이 슬픔에 잠긴 바 있다.

화재 원인 규명 과정에서 대형 참사의 원인이 불법과 관리부실, 안전불감증과 함께 화재 당시 불법 주차 차들로 인해 결국 화재 진압의 골든타임을 놓쳐 인명 피해가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은 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 2010년 해운대 아파트 화재 등 대형 화재 때마다 반복적으로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소방청의 자료에 의하면 최근 5년 동안 불법 주정차로 인한 연소확대가 전국적으로 560건, 매년 100건 이상이 불법 주정차로 인한 대형 화재 위험에 노출, 화재 발생 초기 진압의 어려움을 유발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제천 화재 이후 소방청이 오는 6.27부터 화재 진압과 관련 차량 이동 시 생긴 차량 훼손, 구체적 손실보상 절차를 마련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더불어 소방차 등의 통행을 방해해 대형 참사를 초래할 수 있는 곳을 주정차 특별금지구역으로 지정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차원에서 조금 더 관심 있게 추진될 것으로 보여 불법 주정차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쳐 피해가 커지는 사례는 많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주경찰서에서도 혁신도시 내 중흥오투스파 앞 도로를 불법 주정차 구역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적인 장치 마련과 함께 가장 중요한 것은 거듭되는 대형사고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안전 불감증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뉴스에 종종 모세의 기적이라는 제목으로 소방차나 구급차에 대한 길 터주기로 인해 소중한 인명을 구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는 아직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여전히 길 터주기에 나 몰라라 하고 오히려 소방차나 구급차의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특히 이번 제천 화재와 같은 인재를 볼 때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다.

맹자 이루편에 나오는 역지즉개연에서 비롯된 말로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이다.

재난은 항상 예고 없이 찾아온다. 또한 그 대상은 나 자신도 예외일 수 없고 우리의 가족과 이웃일 수 있음을 명심하며, 재난에 대해 다른 사람의 처지를 헤아리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대형화재 등 재난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