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임병수 탑맨 공인탐정연구소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탐정제도의 도입을 강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30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임병수 탑맨 공인탐정연구소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탐정제도의 도입을 강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30

임병수 탑맨 공인탐정연구소 대표
탐정, 처리 힘든 사건 해결
“소통·공감·추리력 갖춰야”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하루에도 몇 십 명씩 실종되고 있습니다. 탐정제도의 도입은 국민을 위해서 하자는 것입니다. 법무부·검찰·경찰이 탐정제도 시행을 두고 서로 각자의 이권만 따질 때가 아니라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한 커피숍에서 만난 임병수 탑맨 공인 탐정연구소 대표는 탐정제도의 도입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2시간 뒤 의뢰인과 약속이 있다고 한 그는 의뢰인이 요청한 정보가 담긴 종이 뭉치를 한 손에 들고 있었다.

긴 프록코트, 연기가 피어오르는 파이프 담배 등 상식에 자리 잡은 탐정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의 짧은 머리와 강한 눈빛은 모든 상황을 냉철하고 신속하게 판단할 것처럼 보였다.

셜록홈즈나 만화에서 나오는 탐정 이야기를 보면 주로 살인 사건을 다루는 경우가 많은 데 현실에서 활동하는 임 대표는 주로 미아, 가출, 실종 등 비범죄성 사건이나 수사기관에서 세부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사건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합법적인 탐정제도 도입을 바라는 임 대표는 지난해 9월 국회에서 발의된 공인탐정법안 통과를 위해(서) 각 정부부처가 한 발짝씩 양보하고 국민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탐정제가 국회를 통과한다면 어느 단체가 관활권을 갖든 상관없다. 개인적인 바람 중 하나는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탐정단체를 구성해서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라며 “국가는 탐정(들)의 권익보호에 힘쓰고 무료강의 등을 통해 실력 있는 탐정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임 대표는 처음부터 탐정의 길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국립대 경영학과를 나올 정도로 공부를 열심히 했고, 집안은 아버지를 비롯해 사촌까지 경찰 출신이 많았다. 이러한 가운데 부모님의 권유로 경찰 시험도 봤지만, 집안사정으로 인해 면접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임 대표는 우연히 미국에 ‘핑커 톤’ 이라는 탐정회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전공을 살려서 세계적인 탐정 기업을 만들어 보자’ 고 마음을 먹었으며 본격적인 탐정활동에 뛰어들게 됐다.

그는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 유일하게 탐정제도와 관련된 법안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탐정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그는 나중에 탐정제도가 도입되고 나면 오랜 기간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미제사건들을 해결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제도가 도입되지 못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선 “아직까지 탐정제도에 대한 법제화가 안 돼 있어 우리가 흥신소인 줄 아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우리가 탐정이라는 말을 불법하게 쓰는 것이 아니라 법이 따라 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 대표는 “미국 같은 경우는 탐정이 찾은 증거물을 재판장에서 사용하기도 하고 탐정이 증인을 서주기도 한다”며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탐정이 찾은 증거물이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탐정에게는 불모지와도 같은 한국 땅에서 지치지 않을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사건 현장마다 느껴지는 역동감, 긴장감, 초조함, 성취감을 꼽았다. 그는 “내가 의뢰인에게 도움이 될 때면 뿌듯하고 국가가 해결해주지 못한 일을 내가 해결해줬다는 생각에 자긍심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형법에 따라서만 사건을 해결해나가지만 탐정은 형법과 민법을 가리지 않는다”면서 “탐정은 의뢰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어려운 부분을 같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임대표는 탐정으로서 꼭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의뢰인으로부터 사건의 시작과 착수가 이뤄지므로 탐정은 의뢰인과의 소통을 중요시해야 한다”며 “주어진 정보들로 활동을 시작하게 돼도 앞에 벌어졌던 모든 상황들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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