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대망의 결승전이 처녀우승에 각각 도전하는 스페인(위)과 네덜란드(아래) 간 대결로 정해졌다. (사진출처: FIFA 공식홈페이지)

다비드 비야-스네이더 득점왕 대결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남아공월드컵 대망의 결승전이 처녀우승에 각각 도전하는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대결로 정해졌다.

네덜란드는 1974년과 1978년 준우승에 이어 세 번째로 결승에 진출해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도전한다.

1950년 4위를 기록한 이래 처음 결승에 진출한 스페인 역시 큰 경기에 약하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유로 2008 정상에도 올랐던 스페인은 월드컵 우승까지 거머쥘 경우 명실공히 세계 축구 최강국으로 도약하게 된다. 90년대 이후 유로대회와 월드컵을 연달아 휩쓴 나라는 프랑스(1998년 월드컵, 유로 2000)가 유일하다.

‘토털사커’를 창시했던 네덜란드 역시 그동안 우승후보에만 그쳤기 때문에 진정한 축구 최강이 되기 위해 우승이 절실한 상황이다.

처음 우승을 노리는 팀끼리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1978년 아르헨티나-네덜란드 이후 32년 만이다. 당시 아르헨티나에게 첫 우승 타이틀을 내줬던 네덜란드는 공교롭게도 32년 만에 다시 처녀우승을 노리는 팀과 대결하게 됐다.

또한 결승전은 1962년 칠레월드컵 이후 남미와 유럽이 번갈아가며 우승을 했던 전통이 48년 만에 깨진 채 유럽팀끼리 우승을 다투게 됐다.

네덜란드와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서 징크스 덕분에 결승까지 올라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브라질 대결에서 승리하는 팀은 무조건 결승까지 올라간다는 징크스를 가지고 있었던 네덜란드는 8강에서 브라질을 2-1로 꺾은 데 힘입어 준결승에서 우루과이를 3-2로 제압하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전에는 네덜란드가 1번, 브라질이 2번 서로 상대를 제압하고 결승까지 올라간 바 있다.

스페인 역시 ‘펠레의 저주’와 ‘점쟁이 문어의 예언’ 덕분에 결승까지 올라왔다. 월드컵을 앞두고 펠레는 브라질과 스페인을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이에 스페인은 저주가 걸린 듯 1차전 스위스에게 0-1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스페인이 16강에 진출하자 펠레는 스페인을 우승후보에서 빼고 기존 브라질에 아르헨티나와 독일을 새로운 우승후보로 추가했고, 가나를 다크호스로 거론했다. 그러자 약속이나 한 듯 8강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가나가 연달아 패하며 나가 떨어졌다.

16강과 8강에서 폭발적인 화력을 과시하며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를 4-1, 4-0으로 각각 침몰시켰던 독일마저 마지막 남은 저주를 피해가진 못했다. 스페인과의 4강전에서는 시종일관 밀리는 경기를 펼치다 패하고 만 것이다.

또한 독일 오버하우젠시 라이프 수족관에 살고 있는 ‘점쟁이문어’ 파울(Paul)이 독일-스페인 경기를 앞두고 스페인의 승리를 점친 점도 한몫했다.

현재 5골로 득점 공동선두를 기록 중인 다비드 비야(스페인)와 베슬러이 스네이더(네덜란드) 간의 득점왕 경쟁도 우승 이외에 또 다른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과연 어느 팀이 처녀우승과 득점왕 배출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한편 비록 결승은 좌절됐지만 독일과 우루과이의 3-4위전도 유럽-남미 간 자존심 대결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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