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두자릿수에 돌입한 가운데 강원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이 개막을 위해 준비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지붕없는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 ⓒ천지일보(뉴스천지)DB

외신 “개회식 때 -14도까지 내려갈 듯”
개막식 예행연습 중 ‘체감온도 -21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영국 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이 2018평창올림픽에 대해 강추위를 우려하는 가운데 미리 개막식을 연습하는 예행연습에서도 체감온도가 -21도까지 떨어지는 등 우려가 현실화돼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는 지난 3일 평창 올림픽플라자 내 개·폐회식장에서 평창올림픽 ‘모의 개회식’을 진행했다.

조직위는 모의 개회식 전 보도자료를 통해 몇 가지 주의사항을 전달하면서 “첫 번째는 관람객 스스로가 추위대책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폐회식장은 추운 날씨뿐 아니라 강풍이 부는 지역으로 -12도 이하(체감온도 -20도 내외)로 떨어질 수 있다는 예보가 있다”고 했다.

이같은 주의사항을 접한 시민들은 모의 개회식 당일 두꺼운 겨울옷에 내복, 모자, 목도리, 마스크, 장갑 등 방한용품을 착용하고 개·폐회식장을 찾았다. 하지만 당시 기온은 -15도까지 떨어졌고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체감온도는 -21도까지 내려갔다.

이에 시민들은 “멋진 볼거리였다”라고 말하면서도 “너무 추워서 참기 어려웠다” “추위가 흠이었다” 등의 불만을 털어놨다. 조직위가 모자와 무릎 담요 등을 지급하는 특단의 대책을 냈지만 추위를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얼어붙은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디움 앞 송천. ⓒ천지일보(뉴스천지)DB
얼어붙은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디움 앞 송천. ⓒ천지일보(뉴스천지)DB

문제는 외신보도에서 모의 개막식만큼이나 본 개막식 당일의 날씨가 마찬가지로 추울 수 있다는 예상이 대두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타임스는 지난 30일(한국시간) “평창 동계올림픽이 지난 1994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면서 “올림픽 기간 -14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역대 가장 추웠던 올림픽으로 회자되는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은 당시 기온이 -11도까지 내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에서는 더 추운 날씨가 예상되면서 저체온증 환자가 발생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에서 진행된 ‘2017 드림콘서트 인 평창’ 행사에서는 6명의 저체온증 환자가 발생했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의 지붕이 없는 부분도 다시 지적됐다. 폭설이 내릴 경우 개·폐회식장에서는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은 3만 5000명을 수용하는 대규모 행사장이지만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지붕과 중앙난방 시스템이 없이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관람객들은 강추위와 싸워가며 공연을 봐야하는 상황이 오게 됐다.

게다가 평창올림픽 개회식은 해가 지고 난 뒤인 오후 8시부터 시작해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관람객들은 개·폐회식장에 오후 4시 30분부터 입장할 수 있는데 이 시간에 입장을 할 경우 지붕이 없는 관람석에서 오후 10시까지 머물면서 5시간 30분 동안 강추위와 싸워야 한다.

한편 본지는 지난해 12월 11일 [평창동계올림픽 두 달 남았는데… 폭설 오면 635억원 개·폐회식장 ‘무용지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붕이 없어 눈과 추위에 무방비한 개·폐회식장을 지적한 바 있다.

해당 기사에서 예산 전문가인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철거하는 상황을 전제로 예산 범위에 맞춰 만들다 보니 지붕 없이 만들게 됐다”며 “기상 악화를 우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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