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 소장

 

우리는 몽골 하면 칭기즈칸을 생각하게 된다. 2011년 9월 1일 미국의 CNN은 “유전학자들은 아시아 인구의 10%는 칭기즈칸의 DNA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의 후손들은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유럽, 그리고 중동을 점령했다. 이는 지금까지 세계 역사에서 가장 큰 대제국이었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한국과 몽골 양국은 민족의 유사성 외에도 문화적으로도 비슷한 점이 많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이나 음주가무를 즐기는 것, 그리고 손님접대를 성대하게 하는 풍습 등은 양국이 매우 흡사하다. 몽골인들은 자기 나라에서 유행한 한국의 문화를 고려양(高麗樣)이라 하여 매우 좋아했다고 하니, 오늘날 세계 각처에서 널리 애호되고 있는 한류도 실은 그 원류가 고려양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몽골인들은 5세기 중반부터 한국을 솔롱고스(무지개라는 뜻)의 나라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들은 정서적으로 한국을 경외심을 안겨주는 신비의 나라로 인식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중국대륙에 명, 청 두 나라가 들어서고 나서는 우리나라와 몽골의 접촉은 미미했다. 몽골이 그 융성기에 중국과 러시아를 지배했었지만 원나라가 멸망한 이래 수백년을 중국에 눌려 살다가 1921년에는 소련의 도움으로 중국인들을 몰아냈고, 1924년 11월 26일에 몽골인민공화국을 건국했다. 몽골은 건국 후 소련의 영향 아래 있다가 소련이 해체되고 나서야 비로소 실질적인 독립을 할 수 있었다. 몽골과 한국은 1990년 3월 26일 외교관계를 맺은 이후 양국은 ‘포괄적 동반자’ 관계 차원에서 정치, 무역, 투자, 문화, 교육, 인적 및 국제무대에서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룩해 왔다. 2016년 4월 동아시아평화문제연구소에서 주최한 주한 몽골대사 초청 조찬강연에서 간볼트 바싼자브 대사는 “대한민국과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몽골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포함돼 있으며, 현재 한국은 몽골 대외무역의 제4위 동반자이자 몽골과 가장 가까운 선진국이다. 몽골과 한국의 국민이 옛날부터 역사적으로 좋은 관계를 맺어왔으므로 앞으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특징이 우리 양국의 미래 지향적인 협력관계 발전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몽골은 한반도 전체 면적의 일곱 배에 해당되는 영토에 풍부한 자원을 갖고 있어 세계 8대 지하자원 부국으로 알려져 있다. 몽골의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첨단기술 및 숙련된 인력이 결합한다면 양국은 상호 호혜적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대몽골 투자도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단순하게 광물원자재를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몽골 국내에서 그것을 제련해 해외 시장에 내보내고, 쇠고기와 양고기도 최신 가공공장을 몽골에 세워 양질의 축산물을 우리나라로 수입할 수 있도록 투자정책방향을 바꾸어 나가는 방향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방대한 국토에 인구가 적고 자원이 풍부한 몽골과 국토가 좁고 자원이 부족한 산업국가 한국은 상호 보완관계에 있기 때문에 다방면에서 상호발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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