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북한이 고 김일성 주석의 사망 16주년(7월8일)을 맞아, 올해가 관행적으로 중시해온 5년, 10년 단위의 `꺾어지는 해'(정주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대적인 추모행사를 벌이고 있다고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가 8일 전했다.

이런 움직임을 놓고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삼남) 후계 구도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데일리NK는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 "중국의 단둥(丹東) 같은 국경 도시에서는 지난 5일께부터 추모행사에 쓸 꽃다발을 가득 실은 차량들이 쉴새 없이 국경을 통과했다"면서 "작년은 `꺾어지는 해'에 해당돼 꽃다발 수요가 대단했는데, 올해는 꺾어지는 해가 아닌데도 작년과 거의 비슷한 양으로 꽃이 들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이어 "올해 추모행사를 이처럼 크게 벌이는 것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산 줄기'만 혁명전통을 계승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듯하다"면서 "일부 주민들도 `김정은을 높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또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예년과 달리 올해는 중앙당에서 추모 기간을 선포했고, 주민들이 추모행사에 조직별로 참여하라는 지시도 내려왔다"면서 "이에 따라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전역에서 추모행사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평양과 주요 도시의 기업소, 인민반, 당 조직 등 단위로 김일성 동상 참배와 헌화가 이어졌고, 김일성 육성녹음을 청취하는 '강연회'와 김일성의 업적을 회고하는 '학습회'도 조직적으로 열렸다"면서 "추모 기간 주민들의 장거리 여행도 통제했다"고 전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도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김정일이 김일성 사후 3년간 '유훈통치'를 했듯이 (후계구축에) 김일성의 후광을 이용하는 것은 김정은 대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일성 사망 16주년 사설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중심으로 뭉쳐 김일성 주석이 열어준 '주체의 길'을 따라 분발함으로써 `강성대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소개했다.

조선중앙방송도 7일 당ㆍ정ㆍ군 간부들이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모여 기록 영화 '어버이 수령님, 일군(일꾼)들과 함께 계시어'를 관람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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