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상촌재 입춘행사에서 아이들이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차가워진 손을 화롯불에 녹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3
3일 열린 상촌재 입춘행사에서 아이들이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차가워진 손을 화롯불에 녹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3

서울 아침 영하 9도, 낮에도 영하권
잔뜩 움츠러든 시민, 웃음기도 가셔
“또 수도 동파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따뜻한 봄을 알리는 ‘입춘(立春)’을 하루 앞둔 3일 한파가 또다시 찾아왔다. 봄을 시샘하는 듯 동장군은 좀처럼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 아침은 영하 9.3도로 낮아졌고 한낮 기온도 서울 영하 5도로 어제보다 8~9도 정도 낮아졌다. 찬바람에 체감 온도는 영하 11도 안팎까지 떨어졌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호남, 제주지역에는 눈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중부 내륙과 경북 북부 내륙에는 한파 특보가 발효 중이다.

매서운 한파에 서울 경복궁 광화문 부근은 주말인데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뜸했다. 경복궁 앞 이순신 동상 주위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은 드문드문 보였지만 광화문 사거리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그나마 다니는 사람들에게 귀마개와 모자는 필수였다. 이마저도 없는 시민들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 칼바람을 정면에서 맞는 시민들의 표정은 웃음기가 싹 가셨다.

한파가 다시 찾아온 3일 오후 한 외국인 관광객이 움츠려든 표정을 하고 광화문 거리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3
한파가 다시 찾아온 3일 오후 한 외국인 관광객이 움츠려든 표정을 하고 광화문 거리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3

찬바람에 핫팩으로 손을 녹이던 김보아(24, 서울 강북구 번동)씨는 “2월 바람이 더 매서운 것 같다. 추운 날씨가 이어져서 인지 올해는 감기가 오래가고 건강 관리도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진영선(53, 여)씨는 “한파로 최근 수도가 동파돼 고생했다. 이제야 겨우 물이 나오는데 또 추위가 찾아와 동파될까 봐 걱정”이라며 “빨리 따뜻한 봄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입춘은 우리나라의 24절기 중 첫 절기로,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는 절기다. 이때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하여 ‘立, 春’ 이라는 한자를 쓴다.

한파가 또다시 찾아온 3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주변이 주말임에도 인적이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3
한파가 또다시 찾아온 3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주변이 주말임에도 인적이 뚝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3

새해 첫 절기라보니 과거에는 농경의례와 관련된 행사가 많았다. 하지만 근래에는 가정에서 입춘첩을 붙이는 모습만 남아있다. 입춘첩은 종이를 잘라 좋은 글을 쓰고 입춘일에 집마다 대문이나 기둥 등에 붙이는 것으로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등의 글자를 적는다. 이는 ‘입춘을 맞이해서 길운을 뜻하고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따스한 기운이 감도니 경사스러운 일이 많으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날 서울 종로구 상촌재에서 ‘2018 상촌재 입춘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온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화롯불에 떡과 밤을 궈먹으면서도 차가워진 손을 녹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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