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8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2.3
2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8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2.3

리스크 커… ‘묻지마 투자’ 우려
꼼꼼한 검증 과정 필요 목소리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정부의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 거래실명제 실시 이후 대표적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약 한 달 만에 최고점 대비 70% 가까이 폭락하면서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현재로선 당분간 반등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ICO(가상화폐공개)로 눈을 돌리고 있다.

ICO는 개발자가 가상토큰을 발행해주고 투자자들로부터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받는 것이다. 해당 토큰이 향후 거래소에 상장되면 다른 가상화폐나 현금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ICO에 참여하면 상장 전 저가에 토큰을 살 수 있고, 본 판매 전 실시하는 프리세일에 참여할 경우엔 보너스로 10∼30%의 토큰을 더 받을 수도 있다.

테더 코인을 활용한 비트코인 가격 조작설, 국제사회의 규제 강화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해 주요 가상화폐의 시세가 연일 최저가 기록을 갈아 치우면서 투자자들이 ICO 투자로 방향 전환을 모색하는 양상이다.

특히 이더리움은 비트코인보다 전송 속도가 빨라 ICO 활용가치가 많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보다는 이더리움의 낙폭이 작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1일 오후 7시 한 의료 공공장부 관련 코인은 초기 개발비 2400만 달러를 모집하기 위한 ICO를 진행했다. ICO 시작 직후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업체는 가상화폐를 받기 전 ICO 참여자에 대한 개인정보를 요구한 뒤 인증을 거친 지원자에게만 가상화폐를 보낼 전자지갑 주소를 알려줬다.

몇 시간 뒤 해당 개발업체에서 보내온 이메일에는 “2400만 달러 규모의 토큰 세일이 성공적으로 마감됐다. ICO 시작 2분 만에 4만 5천명의 개인정보 지원서가 도착했고, 이 중 1773명을 인증해 전자지갑 주소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다수의 지원자가 개인정보 인증조차 받지 못한 채 ICO는 마감됐다.

문제는 상당수 투자자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대박을 노리고 ICO에 참여하다 보니 묻지마식 투자의 폐해에 더해 사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텍사스의 ‘어라이즈뱅크’가 진행한 ICO가 SEC에 등록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투자자들에게 은행 매입이나 비자카드 제휴 등과 같은 허위 사실을 알린 점을 고려해 ICO 모집자금 6억 달러를 동결 조치하기도 했다.

연삼흠(드림니다 대표)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 회장은 “ICO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은 맞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법적으로 금지된 데다 검증할 시스템이 없어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면서 “최근 나온 코인들은 시장에 비교적 잘 안착이 됐음에도 기업들은 가상화폐시장이 좋지 않다보니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연 대표는 “투자자들이 짧은 시간 차익을 보려는 생각을 접고 중장기적 플랜을 갖고 꼼꼼하게 검증과정을 거친다면 가상화폐 시장의 악순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래지향적인 부분과 상식, 4차 산업혁명까지 포함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지표를 검증해 투자한다면 리스크가 조금은 걸러질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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