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출처: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출처: 연합뉴스)

6억원 돌파한 지 9개월 만에

‘강남권 재건축’ 상승세 견인

강남권은 9억원대 진입 눈앞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7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4월 6억원 돌파한 지 불과 9개월 만에 1억원이 뛴 것이다.

국민은행이 지난 2일 발표한 월간주택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7억 500만원을 기록했다. 해당 조사가 시작된 2008년 12월 이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7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위가격은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오는 값이다. 중위가격은 저가나 고가 주택의 영향을 많이 받는 평균가격보다 시세 흐름을 더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2009년 7월 처음 5억원(5억 203만원)대 고지를 밟은 뒤 등락을 거듭하다 2015년 6월 이후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4월 마침내 6억원에 도달했다. 지난달 7억원을 돌파하는 데는 불과 9개월이 걸렸다.

정부는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지난 2016년 11월부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로 돌아섰고 작년 8월에는 역대 최강의 규제로 꼽히는 ‘8.2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일단 지난달까지 다락같이 오르는 집값을 잡는 데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단기간에 중간가격이 1억원이 뛴 것은 재건축을 비롯한 강남권의 아파트 단지가 상승세를 견인한 영향이 크다. 최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북지역의 저가 아파트는 잘 안 오른 반면,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비롯한 고가 아파트에는 수요자들이 집중되면서 가격이 뛰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강남권(11개구) 아파트는 중위가격이 8억 9683만원으로, 지난해 12월(8억 6645만원)보다 3.5% 상승했다. 반면 강북권(14개 구)은 4억 7969만원으로, 지난해 12월(4억 7188만원) 대비 1.65% 오른 데 그쳤다.

강남·북의 격차가 처음으로 4억원 이상 벌어졌다. 이런 추세면 강남지역 아파트의 중위가격이 9억원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하지만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들의 중위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지난달 서울 단독주택 중위가격은 6억 6631만원으로 전월 대비 0.32% 오르는 데 그쳤고, 연립주택의 중위가격은 2억 5317만원으로 1.20% 상승했다. 반면 지방 6대 광역시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평균 2억 4040만원으로 작년 말(2억 4064만원)보다 0.10%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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