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당 5락(10억 주면 당선, 5억 주면 낙선)’ 한기총이 또 금권선거로 시끄럽다. 대표회장 선거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겹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한기총 24대 대표회장 선거에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후보 자격이 박탈된 청교도영성훈련원 전광훈 목사의 폭로로 촉발됐다. 전 목사는 이미 관련 증거자료를 수집했고 “1천만원 이상 돈을 주고받은 인사들에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전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와 관련해 서류 미비 등 사유로 탈락처리 되자 입장문을 내고 ‘한기총 선거중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법원은 대표회장 선거가 열리는 당일인 30일 전 목사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선거가 잠정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교회의 낯부끄러운 행보는 한기총에 국한되지 않는다. 얼마 전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아들 김하나 목사에게 교회를 세습했다. 1000억대 알짜 중견기업을 물려준 셈이다. 중견기업은 창업주가 종자돈으로 일군다면, 교회는 성도들의 피 같은 헌금으로 일군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해서 교회세습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또 며칠 전 한기총·한기연·한장총·세기총 등 보수 교계의 대표 연합단체들이 사랑의교회 도로 불법사용과 관련 사랑의교회를 옹호하는 성명을 발표해 빈축을 샀다. 사랑의교회는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로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어야 할 교회가 세상보다 더한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사를 뽑는 자리가 끊임없이 금권선거 논란을 빚어왔다면 그 아래 목회자들의 비리는 말해 무엇 하겠나. 하나님의 이름을 앞세운 이들의 행태는 ‘썩어 냄새 난다’는 표현으로도 모자란다. 진짜 적폐의 첩경을 걷는 곳은 사회가 아니라 종교계, 그중에서도 막강한 기득권을 지닌 한기총과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아닌가 싶다. 세속적이고 이기적이고 부패해 자정능력을 상실한데다 뻔뻔하기까지 한 한기총과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적폐야말로 이제 청산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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