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청운대교수, 정치학박사, 문화안보연구원 이사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국방개혁 2.0’은 한마디로 “선무당이 나라 잡는 꼴”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핵심내용을 보면 국방목표를 ‘혁신하는 국방, 국민과 함께하는 국방’으로 설정하고, 4대 국방운영중점으로 ‘①튼튼한 국방태세확립, ②굳건한 한미동맹의 발전, ③국방개혁으로 새로운 국군건설, ④국민과 함께하는 군’을 제시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해야 할 국방부 업무는 ‘튼튼한 국방태세확립’과 ‘굳건한 한미동맹의 발전’이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기대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안보기반을 바탕으로 국방력을 분야별로 발전시키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전력보완 정책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런데 2022년까지 65만 병력을 50만명선으로 무리한 축소를 하고, 정병육성에 21개월도 모자라는데 18개월로 병복무기간을 줄여 오합지졸을 양산하는 것은 튼튼한 국방태세확립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을 무리하게 조기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청개구리 국방개혁’은  아닌지 우려된다.

2016년 국방백서에 명시된 남북한 군사전력비교는 대칭전력에서 총병력수 북한군 128만명:62.5만명으로 약 2대 1로 취약하고, 특히 육군병력은 북한군 110만명:49만명으로 2.3대 1의 병력비율은 클라우제비츠의 ‘3대 1’ 공방이론에 의하면 방어한계점에 가까운 것이다. 사단급 부대도 북한군 82개:43개로 약 2대 1로 열세인데 추가로 12만여명을 감축하면 한국군의 사단보유수가 방어능력발휘에 매우 취약한 지경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설상가상으로 인구증가절벽을 호소하면서 병복무기간을 단축해 병사의 순환시기를 가속화하는 무리수도 이해하기 어렵다. 18개월이라는 약 500일 복무기간을 분석해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말이 18개월이지 군인으로서 전투근무가용일이 200여일 밖에 안 되는 그야말로 정병육성이라기보다 오합지졸을 양산해 심각한 전투력의 약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사단급 보병대대의 병을 기준으로 근무실태를 분석해보면 500일 중 비전투근무일수가 293일 이상으로 약 60%이고, 전투근무가용일수는 207일로 약 7개월 미만으로서 유사시 병력들이 전투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야전군의 군 간부들조차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다. 따라서 3개월 90일은 정병육성에 결정적인 골든타임으로 군복무기간은 단축해선 안 된다.

남북한 군사력을 대칭전력으로 비교해보면 장비면에서도 약 5대 1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 장비비교를 하자면 전차는 북한군 4300대:2400대(1.8:1), 야포 북한군 8600문:5700문(1.5:1), 다련장포 북한군 5500문:200문(28:1), 전투/상륙함정 북한해군 680정:120정(6:1), 잠수정 북한해군 84척:14척(6:1), 전투기 북한공군 810대:410대(2:1)로 절대적인 열세이다. 이런 대칭전력 열세에다가 비대칭전력인 핵과 미사일, 화생무기, UAV 등을 비교하면 전투력의 일방적 열세의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 안보자체가 이미 균형을 맞추기에 불가한 지경인 것이다.

이 대북전력의 열세를 막아주면서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한미동맹인 것이다. 따라서 한미동맹의 전력강화는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안보전략인 것이다. 과거 어렵게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 추진”으로 재연기를 한 것은 가장 좋은 조건의 전환방식이다. 물론 전작권을 전환해 한국군 단독으로 ‘전작권’을 행사하는 것은 자주국방이라는 측면에서 방향성은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전작권부터 환수하고 보자는 식의 안보정책은 자칫 포퓰리즘으로 안보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작금의 한반도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안보정세는 우리 군에게 미래전장에 대비한 난관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특히 주적(主敵)인 북한군이 핵·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WMD)로 위협하는 전력의 ‘불균형의 불균형’ 양상이 조성되면서 안보의 운동장이 많이 기울어져있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의 유연한 전환을 추진하면서도 남북 간 불균형을 회복하기도 어려운데 충분한 조건도 없이 전작권을 가져온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