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 매출 추이. (제공: 각사)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 매출 추이. (제공: 각사)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2.1

아모레 매출10%, 영업익 34%↓

LG생건, 럭셔리 덕에 1위 탈환

화장품분야선 아모레 1위 유지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3년 만에 LG생활건강에 1위를 내줬다. 면세점 매출 비중이 30%로 높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특성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매출 타격이 더 컸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본토 시장공략과 화장품·생활용품·음료로 구성된 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휘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매출 6조 291억원, 영업이익 7315억원으로 2016년 대비 각각 10%, 32.4% 감소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주요 화장품계열사들의 실적이 줄줄이 하락한 영향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출 5조 1238억원, 영업이익 596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30% 줄었다. 이니스프리와 에뛰드도 매출 6420억원, 2591억원으로 1년 사이 각각 16%, 18% 줄었다. 영업이익 하락폭은 더 컸다. 이니스프리는 45% 감소한 1079억원, 에뛰드는 86% 감소한 42억원을 기록했다.

사드 폭풍으로 아모레가 밀려나는 사이 LG생활건강은 1위를 탈환했다. 1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 6조 2705억원, 영업이익 9303억원으로 3년 만에 다시 왕좌를 차지한 것. 생활용품은 부진했지만 화장품과 음료가 실적을 떠받쳤다. 특히 화장품사업은 ‘후’, ‘숨’ 등 럭셔리 중심의 차별화된 전략과 해외사업의 호조로 성장을 이어갔다. 화장품 사업은 매출 3조 3111억원, 영업이익 636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9%, 10.0% 증가했다. 후 매출은 2016년에 이어 2년연속 1조를 돌파하며 1조 4000억원을 달성했고 숨도 매출 380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에서는 현지 고객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매출이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양사의 1위 싸움은 오랜 기간 지속됐다. 세부 사업분야는 차이가 있지만 국내 화장품 기업 중에서는 대표성을 띠는 만큼 업계에서도 늘 비교대상이 됐다. 2014년에는 중국관광객 열풍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이 1위로 올라서면서 LG생활건강이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다시 중국 때문에 아모레가 뒤로 물러나게 된 것.

그럼에도 화장품 부문만 따지고 봤을 때는 여전히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우세하다. 주요계열사들이 전부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와 LG생건의 화장품 부문 매출만 비교하면 3조원가량 차이를 보인다. 영업이익 격차는 1000억원가량에 불과하다.

때문에 올해 1위를 둘러싼 양사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모레는 ‘해외진출 강화’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에뛰드하우스가 2월 쿠웨이트, 3월 두바이에 첫 매장을 연다. 라네즈도 3월에 호주 세포라에 입점하며, 마몽드는 미국 뷰티 전문점 얼타(ULTA)에 1분기 입점 예정이다. 또한 헤라가 4월에 싱가포르에 진출한다. LG생활건강도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와 숨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 이를 통해 화장품 부문과 전체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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