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문학’ 눈꽃 돼 내 마음에 소복이 쌓이네
‘겨울 문학’ 눈꽃 돼 내 마음에 소복이 쌓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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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의 특별전 ‘겨울 문학 여행'에서 공개된 한국 문학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31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의 특별전 ‘겨울 문학 여행'에서 공개된 한국 문학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31

국립한글박물관 ‘겨울 문학 여행’ 특별전

10개 언어권 13개국 겨울문학 한자리에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어느 머 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내려.’

작가 김광균(1914~1993)의 시 ‘설야’의 도입부다. 이 시는 1938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품으로, 눈 내리는 밤 풍경을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눈을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 ‘추억의 조각’에 빗대어 표현했다.

한국의 문학 속에는 겨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다. 겨울은 단순한 계절이 아니라 ‘고난’ ‘시련’ ‘인내’ ‘새로운 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작가들은 단어를 통해 당시의 시대 상황, 자신이 처한 상황 등을 담아내고 있다. 이 같은 겨울을 배경으로 한 문학은 어떤 게 있을까.

◆한국 겨울 문학 작품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의 특별전 ‘겨울 문학 여행’에서는 한국 고전 시가부터 현대 문학에 이르기까지 시와 소설 67편, 어린이 동화 35편, 동요와 동시 30편의 총 132편이 공개됐다. 고전 문학에서는 사대부의 절개를 한겨울 푸르른 소나무에 빗대기도 했고, 여류 시인 황진이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을 ‘동짓달 기나긴 밤’이라 했다.

현대 문학에서 겨울은 힘든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장치로 나타냈다. 작가 백석은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1938)’에서 푹푹 내리는 ‘눈’으로 더러운 세상을 덮어 버리고, ‘흰 당나귀’처럼 현실에 없는 이국적 환상을 그렸다.

단편 소설 ‘메밀꽃 필 무렵(1936)’의 저자인 이효석의 작품 속에도 겨울이 담겨 있다. 그의 작품 ‘성수부(1936)’는 크리스마스트리와 겨울나기에 대한 단편 소설로, 사람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담아냈다. 또 ‘벽공무한(1941)’은 만주국 치하 하얼빈과 경성을 배경으로 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다. 이효석은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서 출생하기도 하다.

하나인 맨부커상 수상 작가인 한강의 ‘내 여자의 열매(2000)’도 공개됐다. 이인직의 연극 소설 ‘은세계(1908)’는 아단문고의 협조를 얻어 영인본으로 읽어볼 수 있게 했다.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의 특별전 ‘겨울 문학 여행'에서 공개된 한국 문학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31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의 특별전 ‘겨울 문학 여행'에서 공개된 한국 문학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31

◆해외 겨울 문학 작품

전시는 한국을 포함해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국인 10개 언어권 13개국 겨울 문학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자리다.

동계올림픽 제1회 개최국인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북미, 다시 동아시아의 중국과 일본, 마지막 한국에 이르는 겨울 여정을 따라가며 겨울 문학 속에 나타난 각 나라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과 정서를 보여 주고자 기획했다. 구체적으로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문학 101편, 북미 문학 38편, 한중일의 동아시아 문학 114편이 공개됐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등 알프스산맥으로 이어진 유럽 국가의 시와 소설에 표현된 겨울은 매우 다채롭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일과 감정을 회상하고,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는 인간의 한계와 현실을 깨달으며 스위스와 독일에서는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는 겨울 문학을 보여준다.

스위스 작가들은 대자연 속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의 모습들을 작품에 담아냈다. 고트프리트 켈러의 시 ‘겨울밤’은 삶과 죽음이 같은 세계라는 것을 꽁꽁 언 겨울 호수에 비유해 설명했다.

김민지 학예연구사는 “전시장에서 나라별 언어로 된 도서와 한국어 번역본을 비교하면서 읽어 볼 수 있다”며 “찾아오는 모든 관람객이 문학을 통해 향수를 느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한글박물관의 ‘겨울 문학 여행’ 특별전은 오는 3월 1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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