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뉴시스】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 위치한 이미지 오브 싱가포르(Images of Singapore) 박물관은 싱가포르의 역사와 문화를 멀티미디어 영상과 실물사이즈 모형으로 전시해놓은 곳으로, 여러 나라의 지배를 번갈아 받은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발전상과 다민족 국가의 다양한 풍습 및 시대별 생활상 등 많은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힌두교인이 타이푸삼 축제에서 사용하는 카바디를 착용한 모습을 제작한 모형.

31일부터 한 주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매년 1월말 힌두교인인 타밀인들은 ‘전쟁신’인 무루간(Murugan)을 향해 자신의 죄를 속죄하는 의미에서 고행의 행진을 한다. 일명 ‘타이푸삼(Thaipusam)’으로 불리는 의식이다.

한 주간에 걸쳐 진행하는 이 행사는 세간에는 ‘축제’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이 행하는 의식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축제라고 평가하기엔 의식의 강도가 살벌하다.

이 힌두교인들은 전쟁신의 무기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쇠꼬챙이와 대못을 뺨을 뚫어 꽂기도 하고 커다란 바늘로 혀를 뚫는다. 또 등가죽에 갈고리를 걸어 각종 기구나 야자열매를 매달기도 한다. 또 무루간 신상이 위치한 곳에서 1.3㎞ 떨어진 곳부터 신상까지 피를 흘려가며 맨몸으로 굴러서 가기도 한다. 이들은 인생의 짐을 의미하는 카바디(반원형의 위패)를 들고 무루간 신이 있는 동굴로 올라간다. 이러한 행위들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의식들이다.

【싱가포르=뉴시스】 1일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힌두교 축제 타이푸삼(Thaipusam)에서 한 힌두교도가 날카로운 꼬챙이로 입을 꿴 채 우유가 든 뒤 단지를 나르고 있다. 매년 1월이나 2월에 열리는 타이푸삼 축제에서 힌두교 숭배자들은 온 몸에 꼬챙이나 못을 찌르며 고행성사를 벌인다.
【싱가포르=뉴시스】 1일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힌두교 축제 타이푸삼(Thaipusam)에서 한 힌두교도가 날카로운 꼬챙이로 입을 꿴 채 우유가 든 뒤 단지를 나르고 있다. 매년 1월이나 2월에 열리는 타이푸삼 축제에서 힌두교 숭배자들은 온 몸에 꼬챙이나 못을 찌르며 고행성사를 벌인다.

이들은 왜 이런 고행을 하는 것일까. 타이푸삼은 남부 인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미얀마, 등에서 힌두교인들이 참회와 속죄의 의미로 진행하고 있는 연례행사다. 타밀 달력 열 번째 달인 타이(Tahi) 월 보름을 전후로 ‘바투 동굴(Batu Cave)’에서 3일간 진행된다. 타이푸삼은 어둠을 물리치고 빛이 승리한 것을 축하하는 디왈리(디파발리), 태양신에게 한 해의 추수를 감사드리는 퐁갈(Pongal) 축제와 더불어 말레이시아 힌두교의 3대 축제에 해당한다.

‘타이푸삼(Thaipusam)’은 타밀어다. ‘타이(Thai)’는 ‘신성한 달’을, ‘푸삼(Pusam)’은 ‘만월(보름달)이 뜨는 시간’을 뜻한다. 전쟁의 신 무루간이 어머니 파르바티(Parvati) 여신으로부터 악마를 무찌를 수 있는 창을 하사 받아 어둠의 세력을 무찌른 것을 기념해 금욕적 고행을 행하는 힌두교 축제다. 이들은 보름달이 뜨는 때 참회와 속죄의 의미로 자신의 몸에 해를 가한다. 이때 등장하는 신은 전쟁신 무르가다. 힌두교인들은 무르가 신상이 있는 광장에서 한 주 동안 머무르기도 하고 수백만의 참배객들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불행을 가져오는 악한세력을 물리치고, 죄악 된 자신의 자아를 깨트려 복을 받고자 하는 힌두교인의 염원이 표출된 행위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염원은 바투 동굴 앞에서 절정에 달한다. 이들은 272개로 이뤄진 계단에 올라 제단 앞에서 우유를 붓고 코코넛 열매를 깬다. 이들은 코코넛 열매를 깸으로써 죄악된 자신의 자아를 깨고 참 자아를 되찾는다고 믿는다.

잔혹한 의식이 이뤄지는 이 행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등 일부 국가는 국가적인 관광 상품으로 자원화하고 있다. 또 특정 우유회사에서는 이 행사에서 사용되는 우유를 후원하며 홍보 기회로 삼기도 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러한 잔혹한 의식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비판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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