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부터 한 주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매년 1월말 힌두교인인 타밀인들은 ‘전쟁신’인 무루간(Murugan)을 향해 자신의 죄를 속죄하는 의미에서 고행의 행진을 한다. 일명 ‘타이푸삼(Thaipusam)’으로 불리는 의식이다.
한 주간에 걸쳐 진행하는 이 행사는 세간에는 ‘축제’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이 행하는 의식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축제라고 평가하기엔 의식의 강도가 살벌하다.
이 힌두교인들은 전쟁신의 무기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쇠꼬챙이와 대못을 뺨을 뚫어 꽂기도 하고 커다란 바늘로 혀를 뚫는다. 또 등가죽에 갈고리를 걸어 각종 기구나 야자열매를 매달기도 한다. 또 무루간 신상이 위치한 곳에서 1.3㎞ 떨어진 곳부터 신상까지 피를 흘려가며 맨몸으로 굴러서 가기도 한다. 이들은 인생의 짐을 의미하는 카바디(반원형의 위패)를 들고 무루간 신이 있는 동굴로 올라간다. 이러한 행위들은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려운 의식들이다.
이들은 왜 이런 고행을 하는 것일까. 타이푸삼은 남부 인도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미얀마, 등에서 힌두교인들이 참회와 속죄의 의미로 진행하고 있는 연례행사다. 타밀 달력 열 번째 달인 타이(Tahi) 월 보름을 전후로 ‘바투 동굴(Batu Cave)’에서 3일간 진행된다. 타이푸삼은 어둠을 물리치고 빛이 승리한 것을 축하하는 디왈리(디파발리), 태양신에게 한 해의 추수를 감사드리는 퐁갈(Pongal) 축제와 더불어 말레이시아 힌두교의 3대 축제에 해당한다.
‘타이푸삼(Thaipusam)’은 타밀어다. ‘타이(Thai)’는 ‘신성한 달’을, ‘푸삼(Pusam)’은 ‘만월(보름달)이 뜨는 시간’을 뜻한다. 전쟁의 신 무루간이 어머니 파르바티(Parvati) 여신으로부터 악마를 무찌를 수 있는 창을 하사 받아 어둠의 세력을 무찌른 것을 기념해 금욕적 고행을 행하는 힌두교 축제다. 이들은 보름달이 뜨는 때 참회와 속죄의 의미로 자신의 몸에 해를 가한다. 이때 등장하는 신은 전쟁신 무르가다. 힌두교인들은 무르가 신상이 있는 광장에서 한 주 동안 머무르기도 하고 수백만의 참배객들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불행을 가져오는 악한세력을 물리치고, 죄악 된 자신의 자아를 깨트려 복을 받고자 하는 힌두교인의 염원이 표출된 행위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염원은 바투 동굴 앞에서 절정에 달한다. 이들은 272개로 이뤄진 계단에 올라 제단 앞에서 우유를 붓고 코코넛 열매를 깬다. 이들은 코코넛 열매를 깸으로써 죄악된 자신의 자아를 깨고 참 자아를 되찾는다고 믿는다.
잔혹한 의식이 이뤄지는 이 행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등 일부 국가는 국가적인 관광 상품으로 자원화하고 있다. 또 특정 우유회사에서는 이 행사에서 사용되는 우유를 후원하며 홍보 기회로 삼기도 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러한 잔혹한 의식이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비판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