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배기가스 흡입 원숭이 실험에 이어 ‘인간 가스실 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독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넷플릭스TV 다큐 ‘더러운 돈’이 촬영한 폭스바겐그룹의 배기가스 원숭이 대상 실험 모습. 이 다큐에선 독일의 유대인 가스실 대학살 사건인 ‘홀로코스트’에 빗대어 표현했다고 독일 빌트가 보도했다. (출처: 독일 빌트(BILD) 홈페이지)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배기가스 흡입 원숭이 실험에 이어 ‘인간 가스실 실험’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독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넷플릭스TV 다큐 ‘더러운 돈’이 촬영한 폭스바겐그룹의 배기가스 원숭이 대상 실험 모습. 이 다큐에선 독일의 유대인 가스실 대학살 사건인 ‘홀로코스트’에 빗대어 표현했다고 독일 빌트가 보도했다. (출처: 독일 빌트(BILD) 홈페이지)

VW·벤츠·BMW 지원 업체… 완성차사들 ‘몰랐다’는 반응
獨정부 “가스실험 강력비판”… 다큐 “홀로코스트와 같아”

[천지일보=이솜 기자]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인간 가스실’ 실험을 했다는 증거가 드러나면서 독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완성차 업체들은 실험을 의뢰받은 회사가 저지른 일이고 몰랐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번 일을 강력히 비판했다.

29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폭스바겐·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BMW 등의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지원하는 ‘유럽 운송분야 환경보건연구그룹(EUGT)’이 원숭이 실험에 이어 인체 대상 배출가스 유해 실험까지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완성차 회사들은 성명을 내며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다임러는 성명을 통해 “해당 실험을 강력히 비판한다. 연구 방법론에 충격을 받았다. 다임러의 가치와 윤리적 원칙에 어긋난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그룹 한스 디터 푀취 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실험이다. 자문위가 이를 조사할 것이며, 책임져야 할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고 성명과 함께 밝혔다.

EUGT로부터 인체실험 등의 의뢰를 받은 독일 아헨공대 연구소 관계자는 “연구의 목적 제한치 미만의 이산화질소(NO2) 노출이 건강한 지원자들에게 생물학적 영향을 미치는가 파악하는 실험”이라며 “연구는 트럭 운전사와 차량 정비공, 용접공에게 직업 안정성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극히 비침습적인 방법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는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인간과 원숭이를 상대로 한 실험은 윤리적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며 “많은 이들이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안 슈미트 독일 교통부장관은 “가스 흡입 실험을 강력히 비판한다. 이는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행위 이후) 다시 자동차 업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바라 핸드릭스 독일 환경부 장관은 “뉴스를 접하고 공포스러웠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을 보면 역겨운 일”이라면서 “자동차 업계와 연구기관은 그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설명해야 한다. 업계가 뻔뻔히 이를 숨기려 했다면 더욱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차이퉁 등은 “EUGT가 아헨공대 연구소에 의뢰해 4주간 건강하고 젊은 남녀 25명을 대상으로 1주 1회, 3시간씩 다양한 농도로 질소산화물을 흡입한 뒤 건강을 점검하는 실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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