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11월 10일(현지시간) 중국계 이주민 거주 비율이 높은 이탈리아 중부 도시를 방문한 가운데 주민들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며 교황을 맞아 주목받았다. (출처: 뉴시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5년 11월 10일(현지시간) 중국계 이주민 거주 비율이 높은 이탈리아 중부 도시를 방문한 가운데 주민들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며 교황을 맞아 주목받았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교황청이 교황의 승인을 받은 중국 주교 2명에게 퇴임과 함께 중국의 관제단체인 천주교애국회 주교들에게 교구를 내줄 것을 요구했다고 홍콩언론들이 보도했다.

홍콩 명보와 성도일보는 교황청이 최근 중국에 대표단을 파견해 교황청 측 주교들과 면담을 갖고 이같이 지시했다고 교황청의 해외선교 매체인 아시아뉴스를 인용해 전했다.

홍콩 교구의 은퇴 주교인 젠제키운 추기경은 이 소식을 접하고 교황에게 편지를 전하기 위해 로마 교황청으로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젠제키운 추기경은 “이 문제는 아주 심각하며, 자신은 교황청이 너무 늦기 전에 벼랑 끝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퇴를 요구받은 주교는 광둥성에 있는 산터우 교구의 좡젠젠(88) 주교와 푸젠성 민둥 교구의 궈시진(59) 주교다. 좡 주교는 공식교회 소속 산터우 교구의 황빙장 주교(51)에게 양보하도록 요구받았다. 그러나 황 주교는 불법으로 주교품을 받으면서 파문된 상태다. 궈 주교는 공식교회 민둥 교구의 잔쓰루 주교에게 양보할 것을 지시받았다. 잔 주교 또한 불법으로 서품됐다.

좡 주교는 절차의 문제를 지적하며 교황청 주교들의 사퇴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가톨릭뉴스에 따르면 좡 주교는 “교의에 어긋나고 교회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사퇴)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지난 2006년에 좡 주교의 주교 서품을 비밀리에 승인했으나, 중국 정부는 그를 주교가 아닌 사제로만 인정하고 있다.

명보는 중국의 한 가톨릭 신부를 인용해 양위를 요구받은 두 주교가 성직 생활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교황청과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잇따라 협상을 갖는 등 주교 임명 문제를 두고 모종의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양측의 수교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 교황청은 1951년 교황청이 대만 정부를 인정하면서부터 사이가 틀어졌다. 이후 중국은 외교 단절을 선언했으며, 관제단체인 천주교애국회를 만들어 주교 임명을 자체적으로 하면서 교황청과 마찰을 빚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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