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음악극 ‘템페스트’ 공연장면. (제공: 극단 목화)ⓒ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9
가족음악극 ‘템페스트’ 공연장면. (제공: 극단 목화)ⓒ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9 

가족음악극 ‘템페스트’ 오는 2월 1일 개막

한국적 색채로 재해석해 해외서 인정받아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희곡 주인공들이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살았더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셰익스피어 희곡과 삼국유사가 만난 가족음악극 ‘템페스트’가 오는 2월 1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중구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 오른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희곡인 ‘템페스트’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가족 간 음모·복수·화해 등을 다룬다. 희곡에는 밀라노의 대공이었던 ‘프로스페로’와 그의 딸 ‘미랜더’, 프로스페로를 왕위에서 쫓아버린 나폴리 왕 ‘알론조’ 그리고 알론조의 아들 ‘퍼디난드’가 등장한다.

가족음악극 ‘템페스트’를 연출한 오태석 연출은 이 등장인물들을 삼국시대 사람들로 각색해 새로운 연극을 선보인다.

프로스페로는 가락국의 8대 왕 ‘질지왕’으로 바뀌었으며 그의 딸 미랜더는 ‘아지’ 나폴리 왕 알론조는 신라의 20대 왕 ‘자비왕’ 알론조의 아들 퍼디난드는 ‘세자’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었다. 또 원작에 등장하는 괴물 ‘에어리얼’은 한국 무속신앙의 액막이 인형인 ‘제웅’으로 각색됐다.

가족음악극 ‘템페스트’ 공연장면. (제공: 극단 목화)ⓒ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9
가족음악극 ‘템페스트’ 공연장면. (제공: 극단 목화)ⓒ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9

작품의 내용은 이렇다. 질지왕은 주술 법을 배우기 위해 왕위를 동생에게 맡기고 산에 들어갔다. 왕좌에 야심을 품고 있던 동생은 이웃 나라 왕 자비왕에게 거짓말을 해 질지왕을 내쫓으려 한다. 거짓말에 속은 자비왕은 질지왕을 왕위에서 내려오게 한다.

딸 아지와 함께 쫓겨난 질지왕은 그동안 익힌 주술로 동생 일행이 탄 배를 태풍을 일으켜 난파시킨다. 한편 질지왕의 딸 아지는 자비왕의 아들 세자와 사랑에 빠져 예측할 수 없는 앞날을 맞이한다.

서울남산국악당이 2018년 첫 기획공연으로 선보이는 ‘템페스트’는 한국적인 연극 연출로 이미 해외에서 인정받은 작품이다. 2011년에는 ‘2011 헤럴드 엔젤스상’을 수상했고, ‘2011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 ‘2014 뉴욕 La MaMa 극장’ ‘2016 칠레 산티아고 아 밀 페스티벌(Santiago A Mill Festival)’에 초청받았다.

서울남산국악당은 이번 공연에 대해 “삼국유사와 셰익스피어 희곡의 만남을 통해 한국적 색채가 더해져 호평을 얻은 작품”이라며 “원작이 품고 있는 판타지적 요소를 적절히 살린 작품이다. 배신의 절망을 극복하고 동생과 화해하는 과정에 가족의 재결합과 조화·균형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내 한국을 방문하는 국내 외국인 관객 및 외국인 거주자들을 위해 전 회 영어자막서비스를 특별 제공한다.

가족음악극 ‘템페스트’ 공식 포스터. (제공: 서울남산국악당)
가족음악극 ‘템페스트’ 공식 포스터. (제공: 서울남산국악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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