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 탱크가 27일 시리아로 향하기 위해 터키 킬리스의 국경검문소를 지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터키군 탱크가 27일 시리아로 향하기 위해 터키 킬리스의 국경검문소를 지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시리아 북부에서 몰아내는 작전을 시작한 터키가 미군 배치 지역까지 군사작전을 확대하면서 미국과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터키 대통령이 아프린 다음 군사작전 타겟으로 잡은 시리아 북부 만비즈는 아프린과 120㎞ 떨어진 곳으로,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이 통제하는 지역이다.

시리아에서 IS 격퇴 국제동맹군의 지상군 역할을 하는 SDF는 YPG 주축으로 조직됐다. 미군을 등에 업은 SDF는 2016년 6월 아랍계와 쿠르드계 등 여러 종족이 혼재하는 만비즈 탈환 작전에 나섰고, 2개월 만에 도시를 장악했다.

만비즈를 시작으로 주요 IS 근거지가 잇달아 해방됐다.

SDF가 만비즈를 장악한 지 약 20일 후 터키는 국경 테러조직 소탕을 명분으로 시리아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터키군과 연계한 시리아 반군은 다비끄, 알밥, 자라불루스 등에서 IS를 몰아내는 동시에 YPG 견제에 나섰다.

YPG는 IS 격퇴 국제동맹군의 핵심 병력이지만, 터키는 이 조직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의 한 분파 테러조직으로 보고 있다.

터키는 만비즈의 YPG를 유프라테스 강 동쪽으로 철수시키라고 미국에 끈질기게 요구했으나 미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터키 대통령은 연일 군사작전 확대 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미군과 터키군 사이에 긴장을 부를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일어나지 않게 주의를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라크까지 이어지는 우리 국경에서 테러분자가 없어질 때까지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이달 20일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지역 아프린에서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래 “테러분자(YPG) 343명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도 만비즈에서 철수하고 YPG에 무장 지원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아프린에 이어 만비즈에서도 YPG를 몰아내는 작전을 펼칠 테니 그 지역에서 나가고, YPG와 협력도 끝내라는 요구다.

아프린 작전이 이레째로 접어들며 인명피해도 계속 늘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26일 오전까지 시리아에서 민간인 38명이 이번 군사작전으로 목숨을 잃었다.

쿠르드 지역 매체들은 26일 오전 터키군의 공격으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한 일가족 7명이 몰살 당했다고 전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군 진영과 YPG의 사망자를 각각 58명과 53명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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