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산시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강제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강제개종 금지하라 구지인법 개정하라” “살인 교육 부모 미혹 강제개종 한기총은 회개하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28일 부산시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강제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참석 시민들이 “강제개종목사처벌 특별법, 구지인법 재정하라” “CBS 거짓보도 그만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한기총 개종목사, 돈에 눈멀어 인권유린 일삼아”

“법·언론 대수롭지 않게 여겨… 오히려 개종목사 편”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최근 한 젊은 청년이 강제개종 목사들의 희생양이 되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세간에 큰 충격을 주며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강제개종은 개인의 종교를 납치, 감금, 폭행 등의 불법행위를 통해 억지로 바꾸려는 것으로, 개신교 주류 교단 목사들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주로 기독교 연합기구에서 이단으로 지목한 교단의 신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 부산 동부·서부지부가 28일 낮 12시 부산진구 양정 송상현광장 일원에서 2만 5000여명(주체 측 추산)의 시민들이 모여 ‘강제개종 목사 처벌촉구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궐기대회는 최근 전남 화순의 한 펜션에서 감금된 채 개종을 강요당하다 결국 목숨을 잃은 고(故) 구지인(27, 여)씨의 영혼을 위로하고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강제개종처벌법’을 제정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종교의 자유를 촉구하는 취지로 열렸다.

지난 9일 사망한 고 구지인씨는 지난 2016년 23일부터 9월 4일까지 44일간 전라남도 천주교 모 수도원에 감금된 상태에서 광주 이단 상담소 소장 임모 전도사, 박모 간사, 박모 집사에 의해 강압적으로 개종을 강요당했다. 구씨는 44일 만에 탈출했지만 이후 감금에 대한 불안과 트라우마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구씨는 2017년 6월 4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신문고에 강제개종 목사 처벌촉구 및 종교차별금지법을 요구하는 청원 글을 올렸으나 무시당했으며 같은 해 12월 29일 오후 5시께 친구에게 가족 모임을 다녀온다고 말한 후 연락이 끊어졌으며 다음날인 30일 펜션에 감금된 구씨가 구조요청을 하자 아버지가 입을 막아 기도가 막히면서 질식으로 인해 의식을 잃은 그는 안타깝게도 열흘 뒤 사망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28일 낮 부산시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부산동부·서부지부 회원 2만 여명이 ‘강제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를 펼친 가운데 한 시민이 ‘구지인을 살려내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부산동부·서부지부 회원, 시민 등 2만 5000여명이 28일 낮 부산시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강제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를 펼친 가운데 한 시민이 ‘구지인을 살려내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강피연에 따르면 구씨의 죽음 뒤에는 ‘딸이 이단 종교에 빠졌다’며 부모를 사주해 부추기고 개종교육을 강행한 광주 이단 상담소 소장 임모 전도사, 박모 간사, 박모 집사가 있었지만, 그들은 처벌을 교묘히 빠져나가고 이들 말을 믿었던 가족들만이 천추의 한을 안게 된 사건이다.

무엇보다 이 같은 행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강제개종이라는 명목하에 돈벌이를 목적으로 새로운 교단에 대해 교리가 다르다는 이유를 들어 부모를 부추기고 이에 속은 부모는 자녀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수갑이나 밧줄, 테이프 등으로 손발을 묶어 납치, 감금하고 폭행과 협박을 하는 등 인권유린의 불법행위가 극에 달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지만 ‘종교문제’ ‘가족 문제’란 이유로 경찰 등 사법당국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받아 왔다.

이러한 현실 속에 지난 2007년 울산에서 개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편에 의해 40대 여성이 살해된 데 이어 10여 년이 지나 다시 한번 20대 여성이 부모에게 입이 틀어 막혀 질식사하는 비극이 되풀이된 것이다.

이번 사건 역시 기득권 세력에 눌려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 침해를 당했지만 이를 알릴 의무가 있는 대다수 언론은 그의 죽음에 대해 단순 가족관계 불화로 대수롭지 않게 치부되며 사실이 왜곡된 것으로 알려져 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열린 행사 1부에서는 개종목사의 사주를 받아 부모에 의해 사망한 故 구지인씨에 대한 추모식과 강제 개종에 대한 영상 방영, 강제개종 무언극 등이 순으로 진행됐다.

2부에는 강제 개종 피해자들의 영상 방영과 궐기 연설문 낭독, 청와대 탄원서 낭독, 진실의 외침 노래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박상익 강피연 대표는 “납치, 감금, 폭행이 동반된 강제 개종으로 인한 피해자만 1000명이 넘는데도 개종목사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는 계속 늘고 있다”며 “이번 구지인씨 사건 배후에 있는 광주 이단 상담소 임모 전도사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면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모든 국민께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천지일보 부산=김태현 기자] 28일 부산시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강제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살인 교육 부모 미혹 강제개종 한기총은 회개하라”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28일 부산시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강제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가 열린 가운데 참석 시민들이 “살인 교육 부모 미혹 강제개종 한기총은 회개하라”며 플래카드 시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이날 행사에는 10년 전 개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편에 의해 숨진 고(故) 김선화씨의 동생이 참석해 무대에 올랐다.

김씨는 “10년 전에도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졌다”며 “법과 언론이 무관심과 안일함으로 또 소중한 한 목숨을 잃었다. 27세 꽃다운 나이에 희생당한 구지인씨를 생각하니 언니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그 당시 개종 목사의 사주를 받은 형부로부터 언니가 둔기로 머리를 맞고 목숨을 잃었다”며 “종교적 직위를 이용해 강제개종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자신은 법망에서 빠져나가 호의호식하는 강제개종목사의 실체를 언론·경찰·검찰은 좌시하지 말고 부모가 자녀를 죽음으로 내몰지 않도록 ‘강제개종목사처벌 특별법’을 만들어 두 번 다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행사를 지켜본 부산진구 전포동에 사는 김정식(56, 남)씨는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강제개종으로 인해 목숨까지 잃었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며 “‘이게 나라냐?’라며 적폐청산을 외치며 촛불집회가 대통령도 바꿨는데 오늘 이분들의 목소리를 대통령이 꼭 들어 두 번 다시 억울한 희생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궐기대회는 서울을 포함해 대전·대구·부산·광주·전주지역 등 전국에서 동시 열렸으며 시민 등 12만 여명이 참여해 ‘강제개종 목사 처벌촉구를 위한 궐기대회’와 종교 자유 보장을 외치는 함성으로 이어졌다.

[천지일보 부산=김가현 기자] 28일 낮 부산시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부산동부·서부지부 회원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제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천지일보 부산=김가현 기자] 28일 낮 부산시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부산동부·서부지부 회원, 시민 등 2만 5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강제개종 목사 처벌 촉구 궐기대회’ 및 추모식이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8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