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당국이 지난 5일 미국 워싱턴 DC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1차 개정협상을 하고 있다.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한미 통상당국이 지난 5일 미국 워싱턴 DC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1차 개정협상을 하고 있다. (제공: 산업통상자원부)

31일부터 이틀간 서울서 개최

‘자동차’ 2차 협상 쟁점 될 듯

정부 ‘美 무역규제’ 개선 요구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개정협상이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가운데, 이번 협상은 최근 미국의 세이프가드 결정으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차 개정협상에서 양측은 지난 5일 미국에서 열린 1차 협상에서 제기한 자동차와 철강, 농산물 분야 등 양측의 관심 이슈에 대한 논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 측에서는 유명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 미 측에서는 마이클 비먼(Michael Beeman)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앞서 양국은 지난 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1차 협상에서 서로 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특별한 성과 없이 종료한 바 있다. 1차 협상에서 정부는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와 무역구제 등을 관심 분야로 제기했고, 미국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1, 2위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양국 간 의견을 확인했던 1차 협상과 달리 이번 2차 협상에서는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수입 세탁기·태양광부품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발동 조치에 서명한 뒤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FTA 재협상인 만큼 이번 협상은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를 ‘재앙’이라고까지 표현하면서 규제 강화를 시사하고 있어 2차 협상에서 미국의 규제 강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우리 정부는 이미 2차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한 바 있다.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8일 한미FTA 제1차 개정 협상에 대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면서 “캐나다 총리가 언급했듯 ‘나쁜 협상 결과보다 협상 타결을 못 하는 게 낫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다”며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것, 미래 세대 손발을 묶는 포인트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측은 1차 협상 당시 가장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자동차 분야와 철강 등 제조업 분야 협정 개정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17년 연간 수출액은 자동차 146억 5100만 달러, 자동차부품 56억 6600만 달러로 전체 수출(686억 1100만 달러)의 21.4%, 8.3%를 차지했다. 자동차 혼자서 2017년 전체 대미 무역흑자(178억 7000만 달러)의 72.6%(129억 66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이에 미국 측은 2차 협상에서 한국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자동차의 수입 쿼터(할당) 확대, 자동차 수리 이력 고지와 배출가스 기준 등 미국 자동차 업계가 비관세장벽이라고 여기는 규제 개선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 정부는 세이프가드와 같은 대미 수출을 옥죄는 무역규제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FTA 10.5조는 협정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자국 산업에 대한 심각한 피해의 중대한 원인이 아닐 경우 해당 협정국의 품목은 글로벌 세이프가드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1차 한미 FTA 개정 협상 이후, 제기된 이슈와 관련해 통상추진위원회 실무회의 등 관계부처 협의, 업계 및 전문가 간담회 등을 진행해 왔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이 제기한 관심 분야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우리 측 관심 분야별 구체적인 입장을 미국 측에 제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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