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2000년 이후 미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고, 이에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고금리로 주택마련 자금을 빌려 주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대출이 크게 증가하게 됐다.

자금 유동성에 힘입어 2006년 말 약 10조 달러의 규모까지 확대됐던 미국 내 모기지 시장은 2004년 이후 금리가 상승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빠르게 곤두박질 쳤다. 2007년 말 추정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은 약 14%, 연체액은 1800억 달러에 달했다. 이와 같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은 곧바로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곧 회사와 유동화증권이 휘청거렸고, 증권 투자은행, 보험회사, 헤지펀드 등이 사상 최악의 악재를 만나게 된다. 2008년 9월 15일에는 미국의 4대 투자은행 중 하나이며 150여년의 역사를 가진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된다. 전 세계 경제를 흔든 미국발 금융위기의 서곡이 울린 것이다.

아무도 애상하지 못한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이후에 국제금융시장은 말 그대로 패닉 상태에 빠진다. 세계 각국의 주가는 30%이상 급락했고, 주요 국가의 환율은 끝없이 올라갔으며, 자금이 원활하게 유통되지 않아 금융회사와 기업들이 줄도산했다.

이후 동유럽 국가를 강타한 유럽발 금융위기는 IMF 구제금융과 서유럽 국가의 지원으로 진화된 듯 하다.

동유럽 국가들의 금융위기는 아시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 누적과 과다한 단기외채가 그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는데 다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취약한 경제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저자는 공조 체제 확립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유럽 국가들은 유로권의 일원이 된 동유럽 국가들의 경제 발전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특히 EU 차원에서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특히 이러한 세계적 금융위기와 우리가 경험했던 IMF 사태를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금융위기를 방지하려면 과잉유동성과 자산 거품의 적절한 관리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짚는다. 지나친 자산 거품은 반드시 붕괴를 일으키고 이는 금융위기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장만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는 데 방점을 찍는다. 지나치게 ‘작은 정부’는 금융회사의 과도한 경쟁과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글로벌 경제 흐름이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에서 여러 국가가 중심이 되는 ‘다극 체제’로 넘어갔다는 점도 상기해 당국 간 국제적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전한다.
과거 위기 사례를 미래의 등불로 삼자는 취지에서 쓰인 이 책은 총 3파트로 정리돼 있다. 제1장은 우리가 직면했던 아시아 금융위기, 제2장은 최근 세계 경제를 파국으로 몰아갔던 선진국발 금융위기와 그에 대응하는 G20의 금융규제, 제3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김용덕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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