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공연사진. (제공: 국립국악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5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공연사진. (제공: 국립국악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5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남원 암행어사 활동했던 ‘성이성’ 실록 토대

판소리 창법으로 편곡된 샹송 선보이기도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춘향전 속 이몽룡이 실존 인물이었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창극이 관객을 만난다.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가 오는 2월 8일부터 9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된다.

이몽룡 실존인물설은 1999년부터 제기됐다. 이 주장에 따르면 이몽룡의 실제 모델은 성이성(成以性, 1595~1664)이다. 성이성은 광해군 때 남원 부사 성안의(成安義, 1561~1629)의 아들로 13세부터 17세까지 남원에서 살다가 33세에 과거에 급제해 훗날 암행어사로 활동했다.

1999년 당시 KBS에서 방영된 ‘역사 스페셜’은 성이성의 4대손 성섭이 지은 책 ‘교와문고(僑窩文庫)’와 조선 중기 인조 때 어사 성이성이 암행을 다니면서 직접 쓴 ‘암행일지’ 두 자료를 제시하며 이몽룡 실존설에 힘을 보탰다.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공연사진. (제공: 국립국악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5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공연사진. (제공: 국립국악원)ⓒ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5

 

교와문고에는 “우리 고조 은교공(성이성)이 걸인 행색으로 자리에 앉기를 청하니 대취한 관리들이…금준미주는 천인혈이요 옥반가효는 만성고라”라는 구절이 나온다. 성이성이 암행어사 활동을 했음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또 성이성의 호남암행록 중 1647년 12월 1일 일기에는 암행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남원을 찾은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때 일기에는 “흰 눈이 온 들을 덮으니 대숲이 온통 희다, 소년 시절 일을 생각하느라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구절이 적혀있다.

이 내용을 접한 지기학 예술감독이 실제 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창극이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다. 공연은 지난해 전북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초연됐다.

작품은 인적이 끊어진 눈 내리는 남원 광한루에 ‘성이성’과 ‘방자’로 추정되는 늙은 사내가 지난날을 추억하며 시작한다. 그들이 추억하는 인물은 ‘춘향’이다. 춘향은 끝내 낭군과 재회하지 못하고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한다.

두 사람의 서글픈 사랑은 우리의 판소리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작품에 참여하는 소리꾼들은 기존 판소리뿐 아니라 판소리 창법으로 편곡된 샹송 ‘눈이 내리네(Tombe La Neige)’도 선보인다. 또 반주는 국악기와 더불어 피아노 등 서양 악기와 함께 연주된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지기학 예술감독은 “춘향전이 실제 사건이 동기가 되어 창작되었다면 어디서부터 실제 사건이고 또 어디까지가 광대들에 의해 창작된 허구일까 호기심이 들었다”며 “오랜 기간 춘향과 관련한 공연물을 다수 구성·연출하며 가졌던 고민을 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반영시켰다. 춘향이란 인물을 재조명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포스터. (제공: 국립국악원)
창극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 포스터. (제공: 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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