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26일(현지시간) 로렌스 크라우스 핵과학자회보 의장 등이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구종말시계가 자정 2분 30초 전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출처: CNN 방송 캡처)
지난해 1월 26일(현지시간) 로렌스 크라우스 핵과학자회보 의장 등이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구종말시계가 자정 2분 30초 전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출처: CNN 방송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핵과학자들이 지정하는 지구종말시계가 자정(종말)에 가장 가까운 지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자들이 25일(현지시간) 종말시계의 새로운 시간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일간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간의 핵 설전으로 시계 분침이 1947년 이후 자정에 가장 가깝게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운명의날 시계’로도 불리는 지구종말시계는 핵전쟁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 지난 1947년 원자폭탄 개발프로젝트인 맨해튼 계획 참여 과학자들이 만들었다. 시계에서 자정은 인류의 파멸을 가져오는 전면적인 핵전쟁 발발을 의미한다.

지구종말시계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발언과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등으로 30초 앞당겨졌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핵버튼 크기 논쟁을 벌이는 등 핵위기가 계속되면서 분침이 자정으로 더 가깝게 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스 크리스텐센 미과학자연맹(FAS) 핵정보프로젝트 국장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지난 수년간 다양한 탄도미사일 및 핵실험 등 상당한 진전을 이뤄왔다”면서 “아직 완전치 않더라도 북한의 핵군비가 전면 가동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반핵단체인 ‘글로벌 제로’의 공동창설자인 브루스 블레어는 “2017년이 종말시계에는 좋지 않은 한 해였으며 글로벌 차원의 재앙 가능성이 뚜렷한 더욱 나쁜 해를 예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위험은 미-북한 간의 발화점”이라면서 “우리는 2018년 초중반에 발생할 수 있는, 재래전에서 쉽게 핵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충돌코스를 밟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1947년 자정 7분 전으로 시작한 지구종말시계는 1953년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 당시 자정 2분 전까지 가까워졌다. 냉전 후인 1991년에는 자정 17분 전으로 가장 멀리 늦춰지며 총 19차례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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