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선수 정현 (출처: 뉴시스)
테니스선수 정현 (출처: 뉴시스)

돌풍 주인공 간 맞대결서 3-0 완승
대회 5번의 타이브레이크 모두 승리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 정현(22)이 그랜드슬램 호주오픈 8강전에서 사상 첫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세계랭킹 58위인 정현은 24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8강전에서 랭킹 97위의 테니스 샌드그렌(27, 미국)을 3-0(6-4 7-6 6-3)으로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정현은 지난해 호주오픈 우승자이자 세계랭킹 2위 로저 페더러(37, 스위스)와 사상 처음으로 4강에서 맞대결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페더러는 토마시 베르디(체코, 랭킹 20위)와 8강전을 앞두고 있다.

이날 샌드그렌과의 맞대결은 이변의 주인공 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앞서 정현은 32강에서 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꺾은 데 이어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 출신의 조코비치(14위)까지 제압했었다. 샌드그렌 역시 32강에서 랭킹 8위의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를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16강에서는 5위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마저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기고 올라왔다.

정현으로선 사상 첫 진출한 8강전에서 비교적 수월한 상대인 샌드그렌을 만나 첫 서브 성공률에서 2배 정도 차이를 보이며 경기 초반부터 시합을 제압했다.

정현은 1세트 게임스코어 1-1에서 상대 서브 브레이크를 따내 3-1로 달아나면서 초반 승기를 잡은 뒤 자신의 서브경기를 잘 지키면서 6-4로 승리했다.

고비는 2세트였다. 정현은 자신의 서브 브레이크를 두 번이나 내주면서 3-5까지 뒤져 2세트를 내줄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정현은 침착하게 상대 서브 브레이크를 어렵게 가져온 뒤 자신의 서브게임까지 가져가며 5-5로 균형을 이뤄 위기를 벗어났다. 결국 6-6으로 타임브레이크까지 간 정현은 리드를 내주지 않으면서 타임브레이크까지 이기고 세트스코어 2-0으로 벌리는 데 성공했다. 정현은 이날 경기 포함 대회 5번의 타임브레이크에서 모두 승리를 가져가는 침착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3세트에서 정현은 4번째 게임에서 브레이크를 가져와 3-1로 벌리며 4강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5-3에서 40-0으로 매치포인트를 잡은 정현이었으나 성급하게 승부하다 3연속 범실로 포인트를 내줘 듀스를 허용했고, 샌드그렌의 끈질김에 자칫 브레이크를 헌납할 뻔 했다. 그러나 침착하게 듀스 접전 끝에 정현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면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온코트 인터뷰에서 정현은 “40-0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세리머니를 생각했다가 듀스까지 가는 접전이 펼쳐져 뛸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 장내를 웃게 했다. 이어 정현은 자신의 가족들을 소개했고 아직 경기가 남아 있으니 마지막까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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